“조국에서 나는 스파이였으며 나의 아내는 매매춘 연루자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된 후 각종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기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온 김종훈씨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 중 한 구절이다.
김종훈씨는 자신에 대한 검증과정을 마녀사냥에 비유하면서 인터넷과 언론매체 및 정치권에 책임을 돌렸다. 독재국가가 아닌 어느 나라에서도 장관이나 고위직 임명을 위한 인물검증 과정이 필요함에도 말이다.
기자는 김 씨에 대한 한국사회의 검증과 그의 사퇴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기자의 눈’이라는 글을 통해 밝혔었다. 그의 발탁은 재외동포들에게 자랑이었으며 1.5세와 2세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수 있었다고 했었다.
미주동포들은 김 씨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적인 미래부장관 내정자로서의 직분을 사퇴하고 왔을 때에도 그를 위로하려고 했지 나무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그가 사퇴하고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는 조국의 정치환경과 언론환경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종훈씨가 워싱턴포스트에 기재한 글로 인해 그에게 희망을 걸고 그의 사퇴를 아쉬워하던 미주동포들은 "그릇이 그것밖에 안되었구나"라는 말을 내뱉게 되었다. 그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자업자득이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는 글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아직도 조국을 사랑한다고 강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했어야 한다. 더욱이 세계 최고의 메이저언론에 기고한 글이기에 그 글을 본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분명 그의 경솔함이다.
또한 미주동포 입장에서는 그의 기고문이 김종훈 개인의 행위가 아닌 재외동포들은 누구나 그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까 우려된다. 앞으로 우리 정부에서 재외국민들을 등용하려 할 때 국민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말과 글을 함부로 사용하는 무지한 후손들을 위해 준비해 둔 우리 조상들의 지혜였을 것이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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