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비와 갈라서야 했던 오닐‘영구결번’행사에 댄토니 감독과 껄끄러운 관계인 필 잭슨 초대
▶ 레이커스, 경기서는 20점차 KO승…코비‘트리플더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12~13 LA 레이커스 드라마. 2일 밤 에피소드는 ‘공룡센터’ 샤킬 오닐의 ‘영구결번’ 행사였다.
턱밑까지 쫓아온 플레이오프 경쟁자 달라스 매브릭스와 운명의 일전을 치러야 하는 마당에 레이커스 주포 코비 브라이언트와 껄끄러운 관계였던 선수를 위한 해프타임 이벤트가 펼쳐졌고, 거기에는 마이크 댄토니 현 감독에 밀려 레이커스 사령탑 복귀가 무산됐던 필 잭슨 전 감독이 참석해 분위기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혼한 아내와의 결혼기념일 파티를 열어 그녀의 아버지까지 초대한 것과 같다”는 표현을 썼다.
레이커스는 구단주의 사망,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해고, 파우 가솔의 벤치 강등, 스티브 내시의 다리 부상과 슈팅가드 변신, 코비의 포인트가드 변신, 메타 월드 피이스의 무릎수술 등 온갖 드라마 속에 이번 시즌을 치르고 있어 사실 다음에 어떤 에피소드가 연출돼도 놀랍지 않은 상태다.
주인공 오닐은 참지 못하고 자신의 후계자인 셈인 드와이트 하워드를 또 한 번 꼬집었고, LA 스테이플스센터 관중은 댄토니 현 감독 앞에서 “우리는 잭슨 감독의 복귀를 원한다”고 외쳤다. 게다가 하필이면 상대가 잭슨 감독과 원수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크 큐반 구단주의 달라스 매브릭스였다.
큐반 달라스 구단주도 참지 못하고 잭슨 감독을 “레이커스의 퍼스트 와이프”라고 부르고 말았다. 잭슨 감독이 얼마 전 지니 버스 레이커스 구단 부사장과 약혼한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날 홈 관중이 자신 앞에서 다른 감독을 원한다고 외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댄토니 감독은 “그는 우승을 한 58차례(과장) 한 명장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관중이 “We want Phil”을 외칠 때 “나도 필을 원한다”고 답한 사람이 바로 오닐이었다.
댄토니 감독은 이날 레이커스의 101-81 완승을 이끌어 매브릭스(36승38패)의 플레이오프 진출 회망에 치명타를 입혔다. 레이커스는 7개 경기씩만 남겨둔 시점에서 유타 재즈와 나란히 39승36패지만 맞대결 전적 타이브레이커에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될 위기다.
레이커스는 무조건 시즌 전적에서 우의를 점해야 하고, 재즈는 비기기만 해도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이날 가장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던 사람은 하워드일 수도 있다. 레이커스는 장기 계약서에 하워드의 사인을 받아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매브릭스는 하워드가 프리에이전트로 풀리기만 바라고 있다.
그리고 현재 하워드를 코치하고 있는 사람은 댄토니 감독이지만 텍스트 메시지는 잭슨 감독과 주고받는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가 댄토니 감독 때문에 레이커스 잔류를 꺼린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또 오닐은 기회만 되면 하워드를 꼬집는 사람이다. 원래 ‘수퍼맨 센터’는 자신이라며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하워드는 평균 16~8점을 올리고 있는데 내 눈에 안 찬다. 역대 최고 센터 중에 하나가 될 모든 조건을 갖춘 선수인데 의욕이 안 보인다. 자주 웃는 것도 좋고 농담을 잘 하는 것도 좋은데 코트에 올라서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며 “나는 그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모두 오닐의 34번 유니폼 저지를 기념품으로 받았는데, 그 관중석을 본 하워드는 “내게 별난 소리를 다한 사람이어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코트에 나가 24점 12리바운드 활약을 펼쳤다.
코비는 오닐 앞에서 23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의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는 이에 대해 “잭슨 감독이 와서 본 경기라 해내야 했다. 아니면 다음 날 그로부터 아주 긴 텍스트 메시지를 받을 게 분명하기에 프레셔를 받았다”며 웃었다.
그러고 보면 레이커스의 다음 영구결번식은 코비를 위한 것이 될 게 분명하며, 코비의 24번 저지는 오닐의 34번 옆에 걸릴 전망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레이커스 드라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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