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V기업들 H-1B 조기 중단 ‘당황’
▶ 접수 시작 5일만에 쿼터 소진돼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이 이렇게 일찍 마감될 줄 몰랐어요."
졸업을 앞두고 있는 유학생 김모(30)씨는 어렵게 스폰서업체를 구해 H-1B를 신청하려했지만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지난 5일까지 도착한 2014회계연도분 전문직 신청서가 이미 연간 쿼터인 8만5,000건(학사용 6만5,000건, 석사 이상 2만건)을 넘어서 6일부터는 더 이상 신청서를 받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자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직 취업비자 접수는 4월1일부터 시작돼 신청폭주로 불과 5일 만에 조기 중단됐으며 퀴터 초과로 조기에 중단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접수 5일간 USCIS에 도착했던 신청서는 16만3,000여건 이었다.
한국에서 IT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김씨는 스폰서업체를 구한 기간도 촉박했지만 작년에 전문직 취업비자 접수가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마감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인 1일 시작된 접수가 일주일째인 9일 쿼터 6만5,000개인 학사 부문에 1만7,400건과 쿼타 2만개인 석사 부문에 8,200건 등 2만5,600건으로 집계돼 연간 쿼타 8만 5,000개의 30.1%의 접수에 그쳤었다.
2011년에도 학사 부문 신청서는 접수 시작 1주일째 5,900건을 기록하는 등 저조했었다. 하지만 경제가 살아나면서 대기업들의 외국인 전문직 수요가 크게 증가해 올해는 쿼터가 조기에 동이 났다.
이에 따라 신청자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전문직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경우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사결과 지난해 전문직취업비자를 소지한 외국인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실리콘 밸리 지역인 산호세-서니베일-산타클라라의 근로자 1,000명 당 3년짜리 H-1B비자 소유 외국인은 17.1명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많았다. 5위는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프리몬트(8.41명)의 순이었다.
미국 내 H-1B비자 소유 외국인의 밀집도가 높은 10대 메트로 지역 가운데 1위와 5위가 넓은 의미의 실리콘 밸리 지역인 셈이다.
미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H-1B비자 수요를 가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로 나타났고 구글과 애플, 오라클, 이베이 등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연간 쿼터는 한정돼 있고 전문직 인력의 수요는 늘고 있다면서 쿼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설립된지 3년 된 실리콘밸리 소재 스마트폰 앱 개발업체 유버(Uber)의 경우 직원 40명 중 전문직 취업비자로 근무하는 직원이 10%에 달한다. 유버의 커티스 챔버스 디렉터는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 팀을 올해 3배로 늘리려고 한다”면서 “많은 수의 엔지니어가 필요한 만큼 국내와 외국에서 능력 있는 엔지니어들을 고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기술력을 가진 외국 엔지니어의 경우 전문직 취업비자가 필요하고 이마저도 8만5,000건으로 충분한 전문 인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벨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가부리엘 하임씨는 “만약 쿼터 추첨에 떨어지면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냐”면서 “미국에 남고 싶고 내 전문 기술을 사용해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내 구직난과 관련 외국인 전문직 고용에 대해 실리콘밸리의 한 중소 기업인은 “버클리와 스탠포드 대학 등에서 열리는 취업 박람회에 가지만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인재를 끌어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이같은 인재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능력 있는 해외 인재 스카우트에 나서게 된다고 밝혔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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