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공인회계사
내 자동차의 시계는 1시간이 틀리다. 원래 지난 3월, 서머타임(daylight saving time)이 시작되었을 때 1시간을 돌려놓아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그러니 시계를 볼 때마다 1시간 틀린 것을 감안하면서 그렇게 불편하게 살았다.
난 원래 지독한 기계치다. 자동차의 시간을 바꾸는 일 조차 내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남들은 웃을지 몰라도 그것이 나는 두렵다. 물론 고쳐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건 그저 생각과 걱정 뿐. 그것을 어떻게 고쳐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시계 옆의 H 단추를 한번 누르니 1시간 바뀌는 것이 아닌가? 자동차 안에서 혼자서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모른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것을,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나는 그동안 막연한 두려움, 미리 겁부터 먹고 힘들 것이라는 단정을 갖고, 그렇게 오랫동안을 틀린 시계를 보면서 살았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던가.
일을 하면서 여러 성격의 손님들을 만난다. 연방국세청(IRS) 편지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 다르다. 편지를 받고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성격도 있고, 아예 뜯어보지도 않거나, 뜯었더라도 무시해버리는 성격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둘이 합쳐졌을 때 일어난다.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장은 떨리면서도, 그렇다고 그 편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보다는 저 쪽 구석에 처박아 두었을 때가 가장 큰 문제다. 걱정을 안고 살면서 그 걱정을 해결하기보다는 무시하는 것은 전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계를 고쳐야지 하는 걱정만 있었지, 자동차 매뉴얼을 본다든지 그 옆에 있는 H 단추를 눌러볼 시도도 하지 못한 어리석은 나처럼 말이다.
지금 갖고 있는 편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지, 먼저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믿을만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도 좋고, 회계사와 상의를 하다보면 의외로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 갖고 있어서 해결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시간이 지나서 낫는 것은 상처 뿐이다. 내 자동차의 시간은 11월이 되면, 다시 시간이 맞아지겠지만 세금 문제는 그렇지 않다. 절대로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 것이 세금이라는 것을 일을 하면 할수록 뼈저리게 느낀다. 세금은 서머타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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