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커스, 7번시드로 PO진출
▶ 원하던대로 스퍼스와 1R 격돌
코비 브라이언트(왼쪽 위)가 빠진 레이커스가 과연 팀 덩컨(오른쪽)과 마누 지노빌 리가 버티고 있는 스퍼스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LA 레이커스가 원하던 대로 됐다.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정규시즌 마지막 날 필사적으로 싸워 NBA 서부 컨퍼런스의 8번이 아닌 7번 시드를 따내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탑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대신 2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맞붙게 됐다. 실제로 그만큼 승산이 높아진 것일까? 17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혈전’을 보면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 팀이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마당에 정규시즌 마지막 날 연장전까지 간 대접전을 치렀을까. 먼저 끝난 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6번 시드를 굳히고 유타 재즈가 탈락, 이 경기에 걸린 건 1회전 상대를 결정하는 것밖에 없었다.
승자는 스퍼스, 패자는 썬더와 맞붙는 시나리오였는데 두 팀이 그리 필사적으로 싸우는 것을 보고 스퍼스는 자존심 꽤나 상했을 게 분명하다.
결국에는 레이커스(45승37패)가 99-95로 로케츠(45승37패)를 제치고 스퍼스(58승24패)와 1회전 충돌코스에 올라섰다. 레이커스와 로케츠는 같은 전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4차례 맞대결에서도 2승2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지만 두 번째 타이브레이커인 컨퍼런스 내 전적에서 레이커스가 앞섰다.
이들이 스퍼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훨씬 나이가 많고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선수들도 많은 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퍼스는 2년 전에도 당당히 탑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8번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2승4패로 물려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뒤집어썼고, 또 3번 시드였던 2009년에도 6번 달라스 매브릭스에 1승4패로 1회전 탈락 이변의 제물이 됐던 ‘전과’까지 있다.
일단 레이커스는 2년 전 센터 마크 가솔과 파워포워드 잭 랜돌프의 덩치로 밀어붙여 일을 냈던 그리즐리스와 비슷한 프로필이란 점에서 희망이 보인다. 마크의 형인 파우 가솔과 레이커스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는 각각 이들보다 한 수 위인 ‘빅맨’으로 평가된다. 3차례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스퍼스가 2승1패로 우위를 점했지만 레이커스는 지난 14일 3번째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예고편’을 보여준 셈이다.
레이커스는 그날 하워드와 가솔이 리바운드 33개에 블락샷 6개로 체중을 휘두르며 코비 없이 스퍼스를 91-86으로 꺾었다. 코비가 빠지면서 다른 선수들의 고삐가 풀리고 수비가 조여진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하워드는 두 경기에서 42점에 35리바운드를 쓸어담았고, 스티브 블레이크는 3점슛 8방이 포함된 47점을 쏟아냈다. 그리고 가솔은 3경기 만에 2번째 ‘트리플더블’의 기염을 토했다. 게임당 101점이나 내주던 레이커스 디펜스가 코비가 빠진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득점랭킹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로케츠와 연장전을 치르고도 합계 181점(평균 90.5점)밖에 안 내준 점도 눈에 띈다.
한편 스퍼스는 목과 왼쪽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토니 파커가 닷새 전 레이커스와 경기에서 4점으로 막힌 점과 ‘아르헨티나 특급’ 마누 지노빌리가 지난 3월29일부터 합계 15분밖에 못 뛰고 있는 점이 불안하다. ‘기술’이 좋은 포워드 보리스 디아우도 허리에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아 1회전 시리즈에서는 뛰지 못할 전망이다.
그나마 이번 시리즈를 치르는 도중에 37세가 될 스퍼스의 노장 간판스타 팀 덩컨은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출전시간을 철저히 조절해준 덕분에 정규시즌 막판에도 ‘싱싱한’ 모습이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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