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일 LA를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포초청 만찬간담회’를 둘러싸고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참석자 선정 문제로 LA 총영사관 측과 마찰이 빚어지고 청와대에 진정서까지 들어갔다. 역대 한국대통령 방문 때마다 벌어졌던 초청장 해프닝이 또 다시 반복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번 ‘동포 만찬간담회’에는 400여명이 초청될 것으로 예상된다. LA 총영사관은 가능한 한 많은 단체에 기회를 주기 위해 단체별로 대표 한사람씩만 초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헌법자문기관인 LA 평통에 대해서도 참석인원을 15명으로 제한했다. 이같은 숫자제한에 대해 특히 반발하는 것은 소위 ‘친박’ 진영이다. 배정 인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며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한 단체도 있다.
동포간담회를 둘러싼 잡음은 ‘초청장’에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과 함께 앉는 헤드 테이블에 누가 앉느냐를 둘러싼 경쟁 또한 치열하다. 10여명 앉는 헤드 테이블 좌석을 두고 40~50명이 청탁해 총영사관측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초청장을 받아내려고 혹은 헤드 테이블에 앉으려고 LA와 서울의 온갖 연줄을 동원하는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동포간담회 초청장을 둘러싼 신경전은 어떤 면에서 자연스럽다. 정서적으로 모국에 더 가까운 이민사회로서 모국 대통령의 방문은 반가운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쳐서 때로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곤 하는 것이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 방문 때는 초청장을 받지 못한 인사가 총영사관으로 쳐들어가 “나를 뭘로 보느냐”며 난동을 부린 일도 있었다. 간담회 초청장이 한인사회의 명사 여부를 가르는 기준처럼 인식되면서 생긴 일로 이런 인식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인사회가 옛날의 한인사회가 아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간담회’와 무관하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극소수의 인사들이 구태에 젖어 잡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들의 자제를 부탁한다. 한인사회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당당하고 품격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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