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는 지난 2월부터 일찌감치 주택 구매에 나섰지만 융자없이 집을 사는 ‘올 캐시 딜’(all cash deal)로 나선 바이어들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김씨는 “70만달러짜리 원패밀리하우스를 69만달러에 오퍼를 넣었는데 결국 68만달러 올 캐시를 내세운 한인에게 기회를 뺏겼다”며 “50%까지 다운페이먼트를 생각했는데 올 캐시 바이어에게 2번이나 밀리니 연내로 원하는 집을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 캐시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한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내 수입 증명, 크레딧 기록이 없는 해외투자가들이 주로 올 캐시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던데 반해 최근에는 한인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 또한 25만-35만달러 등 소액 뿐 아니라 최근에는 60만달러가 넘는 주택 구입에도 한인들의 올 캐시 구입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의 비율이 전체의 10%였던데 반해 올해는 30%까지 육박한다.
이스트 코스트 부동산의 네오나 이씨는 “플러싱에서 한인 10명 중 2~3명은 올 캐시로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 한달 사이 올 캐시로 클로징을 했거나, 클로징을 하려는 한인 클라이언트만 이미 3명”이라고 말했다. 주택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첫 주택을 마련하려는 30~40대 가장 뿐 아니라 투자가들까지 몰리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
플러싱에 30만달러 1베드룸 콘도를 구입한 한 한인 투자가는 “은행에 돈을 넣어봤자 이자는 1% 밖에 안되지만 그 돈으로 집을 사버리면 매달 렌트로 들어오는 수익만 1500달러”라며 “이중 세금과 보험을 제하더라도 손에 들어오는 돈만 거의 1000달러”며 구입 이유를 말했다.
이 같은 한인들의 올 캐시 구입 증가는 주택 가격 상승과 융자 기준 강화로 인한 예비 바이어들의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 가격까지 오를 것이라는 우려로 무리를 해서라도 올해 올 캐시 구입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셀러들의 올 캐시 바이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엄격해진 은행의 융자 승인 기준으로 바이어들이 융자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예년에 비해 자주 발생하면서 계약 무산을 우려한 주택 소유주들이 올 캐시 바이어들을 더욱 환영하고 있다.
또한 5,000달러~1만달러 더 싸게 팔더라도 클로징을 빨리하면 모기지와 세금을 덜 내도 되기 때문에 올 캐시 바이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기지 융자를 신청한 바이어들과의 계약에서 클로징까지의 기간은 보통 3개월이지만 올 캐시 바이어들의 경우 한달이면 충분하다.
티나 김 마이더스 부동산 사장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주택 소유주들로 시장 전반에 매물은 줄고 수요는 늘어난 상황”이라며 “치열한 경쟁에서 모기지 융자 신청이 필요한 바이어들은 올 캐시 바이어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이들이 주택 구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은행의 융자 기준이 완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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