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예비대학생
연 5만달러 학비부담에
사립 꿈 포기 주립대로
커뮤니티칼리지행 늘어
버지니아 훼어팩스에 거주하는 고교 졸업반 김 모양은 4월 한 달을 대학 결정 고민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코넬 대학과 보스턴 칼리지 등 명문 사립대와 UVA 등 여러 주립대학의 합격통지서를 받은 김 양은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연 5만 달러가 넘는 학비부담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부모가 연간 15만 달러정도의 인컴을 갖고 있는 중산층이라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김 양은 결정을 쉽게 못 내리고 끝까지 고민하다 결국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주립대를 택했다.
센터빌에 거주하는 장 모 군도 조지타운 대학교 합격 통지서를 받았지만 고심 끝에 주립대 진학을 결정했다. 법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 꿈을 생각하면 당연히 조지타운이지만 가정형편 문제로 버지니아대 진학을 결정했다. 조지타운에서 반액 가까운 장학금을 제의했지만 나머지 학비와 책값, 생활비 등이 만만찮은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
고등학교 졸업반인 이 모 양(MD 실버스프링 거주)은 여러 대학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지만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을 결정했다. 가정 형편상 4년제 대학 학비가 너무 부담돼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해 공부한 후 메릴랜드대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학비 부담으로 밤잠을 설치며 고심하는 한인 예비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 합격통지서는 받았지만 기쁨도 잠시, 연간 5만 달러 이상인 학비 부담 때문에 대학 수준을 낮추더라도 장학금을 많이 주는 학교선택을 고려하거나 아예 학비와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주립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는 나중에 편입을 염두에 두고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자녀가 꼭 가고 싶어 했던 명문 사립대학 합격통지를 받고도 연간 5-6만 달러에 달하는 학비와 기숙사비 부담으로 자녀를 포기시켜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편치 못하다.
게이더스버그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 모씨는 “아들이 유펜에 지원할 때 합격만하면 빚을 내서라도 보내주겠다고 말했는데 막상 등록금 액수를 보니 앞이 막막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학자금 상담 업체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명문대에 합격하면 무조건 입학시키고 보자는 분위기였다면 요즘은 장학금에 더 신경을 쓴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대학 입학 전문가들은 “등록금 때문에 사립대와 공립대 진학을 놓고 고민하는 경우는 늘 있지만 올해는 장기화돼온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더 많아졌다”며 “합격통지서를 받아놓고 경제적인 부분을 고민하는 것은 학생이나 부모 모두에게 부담이므로 9, 10학년 때 미리 학자금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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