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적 정서로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대통령과 악수하는 것을 ‘결례’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깜짝 놀라 주머니에 넣은 빌 게이츠의 손만 쳐다보며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의 그를 따가운 시선으로 보았다.
그러나 잠시 후 주름 잡힌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꾸밈없고 천진한 표정으로 박 대통령을 대하는 게이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물론 국가 원수와 악수하면서 주머니에 한쪽 손을 주머니에 넣은 것은 잘한 일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결례를 저지를 수 있느냐”며 흥분하는 것은 형식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발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사전을 보니 ‘악수는 서양식 예법으로서 친애와 화해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손을 마주 잡는 일, 그리고 협력하고 제휴함’이라 돼 있다. 서로 예의를 갖춰 악수는 했지만 악수한 그 손으로 상대방의 뒤통수를 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인간들 사이에서 이런 일들은 다반사이고 국제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그동안 보인 행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악수는 겉치레보다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게이츠는 분명 결례를 저질렀지만 순수한 그의 표정은 악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