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한인여성 인턴 성추행은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이다. 한 나라 대통령의 입을 자처하는 고위인사가 이런 추태를 벌였다는 것도 참담하지만 피해여성이 대통령의 방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자원봉사를 자청한 한인 2세였다는 사실 때문에 미주 한인사회가 받은 충격은 더욱 크다.
윤창중 성추행 발생 후 한국정부 관계자들이 보인 태도는 지극히 실망스럽다. 정확한 진상은 곧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단편적 사실들로 미뤄 볼 때 관계자들은 피해자를 달래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실의 은폐와 축소는 범죄 자체보다 더 나쁜 행위이다.
성추행은 피해 인턴과 한 방을 쓰던 문화원 여직원의 즉각적인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또 사건이 불거진 후 미주한인여성들의 사이트인 미시 USA을 통해 성추행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정부관계자들의 거짓말이 들통 나기도 했다. 사건이 묻히지 않고 세상이 드러나도록 해 준 이들의 역할과 용기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성추행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명명백백하다. 그런데도 한국의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이 피해자와 신고여성에 대해 온갖 근거 없는 악성루머를 퍼뜨리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것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고 미주 한인사회를 능욕하는 개탄스러운 행태이다.
성추행 뿐 아니라 이번 박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수행원들이 현지 채용 직원들과 봉사자들에게 폭언을 하는 등 함부로 대하고 취재에서 미주지역 한인언론들을 홀대했다는 증언과 보도들까지 나오고 있다. 재외 한인들을 진정한 한민족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여기고 존중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정부는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실이 밝혀지도록 미 당국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피해 여성은 물론 미주한인사회에 대해서도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한인사회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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