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인 LA시의원을 꿈꾸며 시작한 젊은 후보 존 최의 야심찬 도전은 결국 좌절됐다. 최 후보는 21일 실시된 시의원 선거에서 47%를 득표하며 선전했으나 당선의 문턱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여러 정치여건들을 감안할 때 최 후보의 도전은 현실성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상대후보는 이 지역 시의원 보좌관으로 오래 일해 온 터줏대감인데다 가세티 시장 당선자와 LA 타임스의 지지를 받는 등 무명의 후보가 상대하기에는 벅찬 상대였다. 하지만 최 후보는 치밀한 선거 전략과 지역구를 발로 누비는 캠페인을 통해 접전 구도를 만들어 냈으며 비록 패하기는 했어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정치적 입지를 구축했다.
물론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3,300명에 달하는 지역구내 한인 유권자들이 더 많이 투표에 참여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은 뼈아프다. 하지만 한인 유권자라고 무조건 한인후보를 찍어주지는 않는다.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한인 유권자들을 어떻게 하면 투표장으로 이끌어 낼 것인지 정치 도전에 나설 한인후보들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패배는 쓰라리지만 결코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특히 최 후보의 도전 과정에서 자원 봉사와 모금 등을 통해 커뮤니티가 보여줬던 결집력과 인적 네트웍은 정치적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최 후보의 캠페인 경험 역시 소중하다. 그런 만큼 그의 경험이 널리 공유돼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이번 선거는 또 한 가지 교훈을 깨우쳐 주고 있다. 지난 해 선거구 재조정에서 한인커뮤니티는 한인타운을 한 선거구로 묶는데 실패했다. 현 구도에서는 아무리 유능한 한인후보가 나와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한인커뮤니티가 진정 정치적 도약을 원한다면 개별선거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치적 구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최 후보의 실패는 바로 이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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