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살면 살수록 참 좋은 나라, 정말 축복 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 우리 딸네서 네니로 일하는 엘살바도아에서 이민 온 미루타의 다섯살 짜리 조카애가 근 한달만에 이민국에서 풀려나와 가족들 품안에 안겼다. 약 한달전, 멕시코 국경에서 그애는 미국으로 넘어오는 길에 붙잡혀서 처음엔 어디로 끌려 갔는지 몰라서 가족들의 애를 태울대로 태웠다.
마침 딸애가 변호사여서 그 직업을 이용해 하루동안 거의 백통에 가까운 전화를 걸어 그애가 샌디에고에 있는것을 발견하고 가족들은 우선 마음을 놓았던 적이 있다. 나중에는 시카고를 거쳐 결국 한달여만에 다시 가족들을 상봉하게 되었다.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하게 위해 그 가족들이 모두 딸네를 방문했다고 한다.
마침 우리 손녀딸이 다섯살 동갑내기여서 딸애는 지텔이라는 이름의 그애에게 옷 몇가지를 챙겨주려는데 미루타가 하는 말이 지텔이 이민국에서 놓여 나올때 그애 백팩엔 새 옷 세벌과 신발과 양말까지 골고루 들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하면서 딸애는 아마 이런 나라는 세상에서 오직 미국뿐일 것이라고 했다. 나도 그 말을 들으면서 미국이 지금 아무리 경제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해도 역시 바탕이 기독교국인 미국은 지금도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나라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
사실 나도 처음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알지 못했다. 우리 가족이 벌써 삼십년도 더 전에 텍사스 주로 남편의 직업을 따라 그곳으로 이사해 약 오년을 산적이 있다. 그때 우리 시누이 한명이 사우스 캐로라이나에 살고 있어서 여름 방학을 이용해 그 집을 방문하면서 겸사겸사 남쪽을 쭉 돌아 여행을 한적이 있다. 텍사스에서 부터 루이지아나, 미시시피, 알라바마, 조지아를 거치는 여행이었는데 그때 나는 미국의 광대한 땅과 쭉쭉 뻗은 후리웨이와 몇십 마일마다 만나는 레스트 스톱과 꼼꼼하게 지도마다 적혀있는 안내문들을 보면서 이 막강한 미국의 힘을 실감했다.
그 나라의 문명과 부는 길에 있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것 같았다.
5년후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올 때 우리 가족은 차로 왔는데 텍사스 주만 나오는데도 열시간 이상이 걸려서 뉴멕시코의 엘파소에서 하룻밤을 잔 후, 애리조나를 거쳐 캘리포니아로 오는데 그때만 해도 아이들이 어렸고, 또 작은 강아지도 한마리 있어서 아마 나흘은 자고 닷새째가 되는 날에 겨우 베이 아리아에 도착한 것 같다.
그때 가도가도 끝이 없는 텍사스의 광활한 땅과 메마른 사막에 키가 나무만큼 큰 선인장들의 모습이 달빛에 비추어 으스스한 신비한 매력을 던져주던 일도 어제처럼 선하다.
그때 우리는 칸츄리 뮤직을 들으며 이 끝없는 사막을 건너는 동안 비로써 이 미국이라는 땅과 칸츄리 뮤직을 이해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후 나는 선교 여행을 애리조나의 나바호 마을로 간적이 있는데, 뉴멕시코와 네바다, 콜로라도, 유타를 거치는 동안 뉴멕시코의 산타페를 들려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실컷 감상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바호 인디안들의 생활이 너무 가난해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들은 정부에서 마련해준 마을에서 그들끼리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아무 걱정 없이 살아야 하는데, 일 하는 것도 없고 지루해서 모두 하루 종일 술을 먹던지 마약을 해서 그 부족중에 실제로 미국 사회로 나와 보통의 사람으로 사는 정상적인 사람들은 1%도 되지 않는다는 말에 경악한 적이 있다.
그들 중 기독교를 믿는 인디안들이 저녁 나절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하는데 지금은 잊었지만 그때 내 마음에 슬프게 와 닿던 기억이 있다. 어느 목사님이 그들에게 농사도 가르치고 선교도 하시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먹지도 않던 토끼 고기를 대접 받고 후에 속이 미슥거려 혼이 나기도 했다. 우리 시어머니는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태어나시고 몇년 전 그곳 조그만 집에서 돌아 가셨다. 미국에 와서 주로 캘리포니아에 살았던 내게 인구 3만의 파커스버그라는 시골 동네는 너무 초라해 보였지만 그 동네도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병원이며 큰 슈퍼마켓과 오하이오 강가에 자리잡은 집들은 모두 벽돌로 지은 대 저택들이 많았다. 골프코스도 있었다.
미국인들은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골고루 삶을 즐길 수 있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똑같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먹는 것은 다 비슷하다. 부자라고 네끼 먹는 사람 없고 가난하면 1-2불짜리 맥도날드라도 사먹을 수 있다.
이번주 메모리얼데이를 맞이해서 캘리포니아주의 2만7,000개의 캠핑사이드가 다 만원이 됐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다. 캘리포니아에 이렇게 많은 캠핑사이드가 있는줄 몰랐다. 아무리 불경기라 하지만 돈이 안드는 캠핑은 언제나 인기다. 이번 연휴에도 많은 미국인들이 이 축복 받은 땅에서 마음껏 즐기며 무엇보다 이런 땅에 살 수 있는 특권에 감사할줄 아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어떤 학자가 미국은 아직 오백년 이상 끄떡 없다고 말했다. 갓 블레스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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