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on sense is genius dressed in its working clothes.
상식은 작업복 차림의 천재를 말한다.
초월주의자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의 말씀입니다. 인류 영성의 초월적 경지를 짧고 명쾌한 싯말로 풀어낸 미국의 위대한 철인 에머슨. 그분은 인간의 상식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천재성임을 곧바로 간파했더군요. 상식 위 상식 아래, 그리고 상식 밖에 따로 캘 것도 알 것도 없음을 익히 깨달은 겁니다. 깊숙히 알고 보면 그저 상식(常識)일 뿐이란 거죠.
’커먼 센스’란 뭘까요? What is common sense? 지구가 둥글다는 건 지구촌 인류가 모두 알고 공감하는 상식이던가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 토끼가 방아를 찧던 달 또한 그저 지구의 위성이란 것도 상식?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건 중력이란 것 때문이고, 인류가 수십만 년에 걸쳐 진화해 왔다는 것 또한 ‘뻔한’ 상식? It’s obvious, isn’t it? 뻔하잖아요? Really? 정말?
그런데, 상식은 다 맞는 내용일까요?
혹시 지구가 둥글지 않다는 ‘새로운 사실’(?)이 맞다면 모두 놀랄까요? 21세기 지구촌에 지금도 ‘평평한 지구’를 주장하는 ‘Flat Earth Society’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게 혹시 여러분의 상식을 벗어나는 건 아닌지요?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이 상식으로 통하던 때도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서학(西學)이 동학(東學)을 누르고 천주(天主)가 사람을 지었다는 사상이 팽배하기 전엔 말입니다. 사람 모두 안에 ‘한울님’이 덩그랗게 들어 계시다는 실체, 수운(水雲) 어른께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었죠. 그러고 보니, 상식은 변하는 건가요?
Society is always taken by surprise at any new example of common sense.
상식의 새로운 유례(類例)들에 사회는 늘 놀라게 된다.
역시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씀입니다. 작업복을 입은 수수한 모습을 한 천재 상식(常識). 눈여겨보지 않으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수수한 상식. 뻔한 거 아냐? 당연하지! 의심의 여지가 있나? 이렇게 훌쩍 지나치고 마는 게 바로 상식이란 옷을 입은 무지? 안다는 선입견의 노예가 되어 살다보면 무지(無知)의 옷을 입고 아는 체하는 상식충으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인류는 늘 상식에 놀라며 진화하는 중이 아니던가요?
사람의 영성(靈性, spirituality)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사상과 신학, 전례와 의식, 전통과 조직 속에 함몰된 사람 속 본연의 자리. 체(體)를 잊고 용(用)에 주의하다 보면 ‘본연의 자리’를 놓치고 구름잡는 형이상학에 천착하기 십상입니다. 상식은 늘 그대로 상식일 뿐인데, 공연히 신기함을 따르다 상식마저 잃게 됩니다. 그럼, 또 놀라게 되는 거죠.
외계인의 존재와 인류의 종교를 연계해봅니다. 외계인(ET, the Extra-Terrestrial)의 존재를 상식이라 보시는지요? 아님, 얼토당토 않은 [얼(可) 하지도 당(當) 하지도 않은] ‘귀신 시나위 가락 소리’라고 호통치시겠는지요? 그리고, 외계인의 존재와 인류의 종교는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요? 구체적으로 인류의 ‘창조주 신앙’과 ‘다음 세상’같은 아이디어들은 지구 밖 외계 생명체의 존재와 어떻게 연관지어 질까요? 여태껏 상식이던 인류 사상 체계의 핵심이 또 다른 ‘상식’의 도래로 모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진다면 ...... ?
Nothing astonishes men so much as common sense.
상식만큼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건 없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이미 상식의 경천동지(驚天動地), 상식의 위력을 알아챈 겁니다. 불과 500년 전 쯤에 ‘지동설’이란 상식으로 전 지구촌을 화들짝 놀라게 했던 코페르니쿠스. 그런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맞아들일 또 다른 ‘미래의 상식’들이 21세기 초 지금, 그저 당분간 가려져 있을 뿐이라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고 믿습니다. 실체의 느낌이 오기 때문이죠. 다만 확실히 알 수 없기에 ‘믿는다’고 실토합니다.
수수한 작업복 차림을 한 천재 ‘상식’은 사람들 눈에 쉽게 띄지 않게 늘 잠복 중입니다. 초월주의자 시인 에머슨이 감지한 ‘상식의 놀라움’이 가리키는 속내를 감지하시는지요? 구체적인 예를 하나만 들어 드리지요. 만약, 만일, 만에 하나라도 ......, 시간이 다만 환상이란 게 ‘상식’이 되는 그날을 상상하실 수 있는지요? 시간이 환상이라면, 과거/현재/미래가 모두 한꺼번에 ‘지금’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건데요. 그럼, 전생도 내생도 모두 꿈이 되어버리고, 남는 건 오직 ‘지금 이 순간’ 뿐이란 겁니다.
어제의 철학은 오늘의 상식입니다. 오늘의 철학 또한 내일의 상식이 아닐런지요? 그리고, 어제가 오늘이고 내일 또한 오늘이라면 시간여행[Time Travel] 또한 뻔한 상식일 뿐입니다. 홀연, 한 찰나, 매트릭스[Matrix]를 벗어나는 그 순간, 더 이상 상식에 놀라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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