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류승우가 후반 38분 짜릿한 역전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

21일 터키에서 막을 올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이하) 월드컵 첫날 경기에서 한국이 쿠바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고 3회 연속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날 터키 카이세리의 카디르 하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쿠바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전반 7분 쿠바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6분 권창훈(수원)의 페널티킥 동점골과 후반 38분 류승우(중앙대)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009년 이집트대회에서 8강까지 오르고 2011 콜롬비아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한국은 이날 승리로 3회 연속 16강 진출과 함께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0년 만에 4강 신화 재현을 향한 도전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한국은 오는 24일 지난 대회 준우승국인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포르투갈은 이날 B조 또 다른 경기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3-2로 꺾고 첫 승을 거뒀으며 한국에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로 올라섰다.

포르투갈, 나이지리아와 다음 두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한국으로선 짜릿한 역전승에도 불구, 꼭 이겨야 했던 상대로 고전한 사실로 인해 만족할 수 없었던 경기였다. 볼 점유율에선 6대4로 우세를 보였으나 첫 경기에 긴장한 탓인지 패싱의 예리함을 찾아볼 수 없었고 움직임도 둔했다. 선제골도 쉽게 내줬다.

전반 7분 왼쪽 코너킥을 골키퍼 이창근(부산)이 뛰어나가 처리하려 했으나 낙하지점을 잘못 판단하는 바람에 쿠바의 마이켈 레예스에 헤딩슛으로 첫 골을 내줬다. 이후 더욱 몸이 굳은 한국선수들은 오히려 쿠바에 공세에 시달리며 전반 27분 조석재(건국대)의 첫 슈팅이 나올 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전반을 0-1로 뒤진채 마친 한국은 후반 4분 마침내 쿠바 수비의 범실성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에 나선 왼쪽 풀백 심상민(중앙대)이 상대 선수에 걸려 넘어지며 얻은 페널티킥을 권창훈이 왼발로 침착하게 차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후반 26분 김선우(울산대)의 위력적인 슈팅이 쿠바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으나 후반 38분 마침내 승기를 잡은 역전골을 얻어냈다. 역습 상황에서 볼을 끌고 가다 오른쪽으로 빠지는 강상우에게 패스를 내주고 문전으로 쇄도한 류승우는 강상우가 문전으로 찔러준 크로스를 넘어지며 왼발로 밀어넣어 마침내 승리를 안기는 역전골을 뽑아냈다.

한편 A조에서는 스페인이 전반에만 3골을 뽑아내며 순항한 끝에 미국을 4-1로 완파했고 프랑스는 가나를 3-1로 제압, 유럽 두 팀이 가볍게 첫 승을 따냈다.

유럽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스페인은 전반 5분만에 스타 스트라이커 제시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제라르 둘로푸의 크로스를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 포문을 연 뒤 42분 들로푸가 환상적인 컬링샷으로 추가골을 뽑아내고 44분 제시가 또 한 골을 보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미국은 후반 들로푸에게 또 한 골을 내줘 0-4로 뒤지다 후반 32분 루이스 길이 환상적인 왼발슛으로 한 골을 만회, 영패를 면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