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냉음료 업체들이 무더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26일 맨하탄 파리바게뜨와 레드망고에서 한인들이 팥빙수와 이벤트를 즐기고 있다.
팥빙수.프로즌 요거트.치맥 등 시원한 식음료 판매 급증
냉방용품 판매 전자업계도 발길 부쩍 늘어
페디큐어 손님 몰리는 네일업계도 함박 미소
폭염 속에 한인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과, 네일, 세탁 등 업계가 붐비는 반면 구이 및 설렁탕 전문점들은 고객이 줄어든 것. 특히 찜통더위로 인해 팥빙수와 프로즌 요거트, 치맥 등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관련 업주들은 오랜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원한 업종은 방긋
비가 오락가락 하던 2주전보다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생맥주 판매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플러싱 소재 생맥주집 ‘술집’의 캐빈 김 사장은 “보통 술 손님들은 오후 7시 이후에 몰리는데 날씨가 더워진 지난주부터 3~4시로 시간이 앞당겨졌다”며 “시원한 생맥주를 찾는 고객이 2배 이상, 주문 안주의 80%는 채썬 파와 함께 나오는 파닭과 윙이 차지하는 등 치맥의 인기가 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무더위로 맥주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이곳은 오전 11시~6시까지 하던 런치 타임을 없애고 오후 3시부터 술 손님을 겨냥한 주류 해피아워를 다음주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고객 몰이를 위해 해피아워 동안 소주는 4달러99센트, 종일 맥주 피쳐는 9달러99센트에 판매한다. 냉 음료 및 냉음식 시장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고려당 등의 제과점에서는 팥빙수와 아이스커피, 스무디 등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맨하탄 파리바게뜨의 박정윤 매니저는 “찜통더위에는 아이스 커피가 하루 500개 이상, 냉음료 전체로 따지면 1,000개 이상 팔린다”며 “고객이 급증하면서 홍시 스무디. 피치에이드 등 다른 제과점과는 차별화되는 음료의 홍보 효과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드 망고도 사정은 비슷하다. 맨하탄 레드 망고는 찜통 더위가 판치는 날에 ‘룰렛 돌리기’ 이벤트를 진행, 2달러할인권 등의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더위와 이벤트 효과가 맞물리면서 고객도 2배 이상 늘고 있다는 것. 팀 신 매니저는 “무더위 속에 고객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특히 더운 점심시간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여름을 맞아 피나 쿨라다, 레모네이드, 화이트 피치 등의 맛을 추가하면서 타민족 고객들의 인기가 높다. 한인 세탁소들도 늘어나는 물량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옷을 자주 갈아 입다보니 수요가 늘고 있는 것. 한 업주는 “원래 1년 물량 중 20%가 무더위가 찌면서 휴가철 직전인 6월에 몰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자 업계도 무더위와 함께 부활했다. 폭염을 견디지 못한 한인들이 신기종이나 신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다시 전자 업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홈앤홈에 따르면 이번주 선풍기, 에어컨 등의 판매가 지난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에어컨보다 가격과 유지비는 낮으면서 에어컨 뺨치는 냉풍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냉풍기는 물 필터를 장착, 바람이 물을 통해 걸러져 나와 오랫동안 틀어놔도 바람이 미지근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물필터 사이로 공기를 흡입, 공기 정화기 역할을 하기도 하며 음이온, 광촉매, 모기 퇴치 등 부가 기능을 갖춘 제품들도 등장,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가격은 130달러 내외다. 패디큐어 고객이 늘면서 네일 업계도 손이 빨라지고 있다.
롱아일랜드 플레인뷰의 ‘핑거스, 페이스 앤 토스’에 따르면 무더위 물놀이 시즌과 함께 패디큐어 고객이 늘면서 매출이 20~30% 증가했다. 이순애 사장은 “직장인들은 퇴근 시간후, 주부들은 오전시간대에 매장을 많이 찾는데 이럴 때일수록 더욱 청결하고 시원하게 매장을 가꾸고 디톡스, 트리트먼트, 아로마 등 패디큐어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위야 물러가라!
일부 한식당들은 더위가 반갑지 않다. 한 설렁탄 전문점 관계자는 “너무 더우니까 뜨거운 국물이 별로 인기가 없다”며 “수육이나 족발의 경우 여름에 인기 메뉴이기는 하나 주 메뉴가 설렁탕인 집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발걸음이 아예 뜸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업계에 따르면 갈비 등 바비큐를 찾는 고객도 지난주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저녁이면 숯불구이와 순두부를 찾던 타민족 고객들의 방문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 점심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시끌벅적하던 맨하탄의 한 한식당도 이번 주 빈 자리가 눈에 띌 정도다. 한 업주는 “더위 때문에 매출이 줄어드는 요즘, 타민족 대상 매출의 비율이 큰 한인 식당들은 여름 특화 메뉴를 개발,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다”며 “한인 뿐 아니라 타민족 모두를 공략할 여름 메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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