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일을 하면서 많이 듣는 질문 두 가지가 있다. “누가 상담을 오나요?” 와 “저도 상담이 필요한가요?”이다. 아직도 한인들에게 상담소 찾는 일은 남이 알까 두렵고 불편한 일임을 부인할 수 없다.
“상담 한 번 받아보세요”라고 권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이런 맥락에서 첫 번째 질문은 ‘도대체 누가 상담을 오기는 하느냐’는 뉘앙스와 호기심이 담긴 질문이다.
그러나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상담소를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남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상담소를 찾는 내담자의 1/3은 남성이다.
비밀이 보장되고 공감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곳에서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내보일 때 치유와 위로를 맛볼 수 있다. 남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면이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남의 도움을 절대 받지 않고,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두 번째 질문은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에게서 많이 듣는 질문이다. 요즘은 책과 인터넷을 통해 상당한 정보와 지식들을 얻을 수 있다 보니 얕은 지식을 바탕으로 가족이나 스스로를 ‘우울증’ ‘조울증’ ‘성격장애’ 등으로 섣불리 진단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사람을 병명으로 규정하는 일은 참으로 위험하다. “그 사람, 우울증이야”라고 말하는 대신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역시 전문가가 진단을 내린 후에 한한다.
상담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런 정신적인 증상이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소통의 기술이 부족하거나 남녀 차이나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고자 상담을 받기도 한다.
상담은 낯선 상담사를 만나러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눌려지고 잊혀진 나 자신을 만나러 오는 것이다. 바쁜 생활 중에 역할과 일들로 존재조차 잊어버린 나의 내면을 대면하는 시간이다. 내 안에서 눌리고 힘들어 하는 나를 대면하고 그 아픔을 온전히 바라보고 인정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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