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한인사회 대표단체로 한민족의 권익을 보호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본래 목적보다는 오히려 일신의 영달을 위한 방편으로 삼는 등 퇴색되고 분열된 모습을 비춰왔다.
본보는 250만 미주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미주총연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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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이사 및 조직구성 6월30일까지 끝냈어야
전*현직간 불화 등 한인단체 고질적 병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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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정순이는 정관을 준수하고….” 미주총연회장 취임식에서 이정순 회장의 선서에 나오는 문구다.
하지만 미주한인회총연합회(회장 이정순, 이하 미주총연)는 출발부터 총연 회칙을 어긴 채 임기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취임식만을 가진 미주총연은 애당초 지난 6월30일까지 업무 인수 인계와 취임식, 총연 임원 이사 및 조직 구성을 완료했어야 했다. 총연회칙 제3장 조직 및 기구 제21조(임기개시일)에 보면 ‘신임 회장은 정기총회가 개최된 다음달(6월)안에 업무인수 인계, 취임식 총연 임원 이사 및 조직 구성을 완료하고 7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개시하여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주총연은 6월30일이 아니라 취임식에서도 결국 임원이나 이사 및 조직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총연은 신구 회장의 이취임식과 관련해서도 회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총연 회칙 3장(조직 및 기구) 제16조(인수인계 위원회)에 따르면 ‘본회는 신구 회장이 이취임과 총연 업무에 계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업무 인수 인계위원회를 두며, 운영 세칙에 따라 운영한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인수인계위원회 운영세칙 제3조(이.취임)에 따르면 ‘신구 회장의 이취임은 신임회장의 당선이 선포된 날 또는 당선 선포 일부터 10일 이내에 시행되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신임회장의 당선 선포는 지난 5월 18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힐튼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이정순(64) 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을 제25대 회장으로 선출했음에도 두달이나 지난 20일 취임식을 개최함에 따라 스스로 또 다른 회칙을 어긴 것이다. 이와 함께 미주총연은 전, 현직 회장간의 반목과 대립으로 제대로 된 인수인계는 물론 사업연속성을 갖지 못하는 한인단체들의 고질적 병폐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회장의 역량(?)에 따라 단체의 존폐 자체가 좌우되는 위험부담이 미주총연에도 내재돼 있다. 1977년 설립된 미주총연도 25대 회장단까지 이취임식은 3회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길영 미주총연 사무총장은 "전,현직 회장이 같은 지역 출신이 아닌 경우에는 전례적으로 (신임회장의) 취임식만 해왔다"며 "전직 회장의 불참(본보 23일자 A3면 보도)을 신임회장단의 잘못으로 오해 받게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전회장이었던 유진철 전 회장(24대)의 입장은 조금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출마를 공식선언한 유 전 회장(24대)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취임식에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 되는 것인데 이임하는 전 회장에게 이취임식 경비 절반을 왜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2년후 이정순 회장이 이임할 때도 경비를 부담할른지 두고 보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는 결국 이취임식에 소요되는 비용이 직전회장의 불참으로 이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차대만 행정부국장은 "사견이지만 유진철 전 회장이 (미주총연 회장직)에 연임되는 줄 알았다가 이정순 회장에게 연임을 뺏긴 서운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길영 사무총장은 "이민휘 김길남 회장, 김승리 남문기 회장의 이취임식에도 전직회장들이 이취임식 경비를 일부 부담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오히려 경비를 부담할 경우에만 직전 회장이 참석했다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미주총연은 2011년 제24대 회장선거에서 김재권 후보가 516표를 얻어 411표를 얻은 유진철 당시 후보를 이겼지만 부정투표문제가 불거져 치열한 상호 비방전은 물론 법정싸움을 비화됐다. 결국 미국법원의 판결로 유진철 후보가 회장이 되는 등 미주총연의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했었다. 또한 23대 남문기 회장이 공금횡령으로 영구제명 논란이 있었고 유진철 전 회장은 허위학력 파문을 일으키는 등 한인단체들의 고질적 병폐를 그대로 노출시켜왔다.
한편 이정순 회장은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주총연에 대해 더이상 보도할 것이 있느냐"며 "미주총연에 관해서는 사무총장과 이야기하라"고 답했다.
<이광희,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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