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투데이·야후스포츠도 위대한 도전에 관심 요청
박인비의 역사적인 도전은 지켜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쉽다.
이틀 후면 프로골프 역사상 처음 보는 ‘대형사건’이 터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무관심할 수도 있나.
타이거 우즈, 잭 니클러스, 필 미켈슨, 아니카 소렌스탐 등 ‘살아있는 전설’들도 이루지 못한 위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선수가 있는데 왜 이토록 조용할까.
따져보면 한 해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캘린더 그랜드슬램)이란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세상이 떠들썩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박인비는 아직도 그 이름도 생소한 ‘미스터리 인물’로 남아있는 신세다.
그러자 USA투데이와 야후 스포츠 등 여러 곳에서 팬들에게 박인비의 역사적인 도전에 큰 관심을 보여 달라는 글을 실기 시작했다.
1일 USA투데이 칼럼 제목은 “박인비는 이 보다 좋은 대우(많은 관심을)를 받아야 마땅하다”로, 박인비가 1년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는 전무한 업적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으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문장으로 글을 시작했다.
소렌스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에서 박인비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USA 투데이는 여자프로골프가 우즈를 위시한 남자프로골프보다 전통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덜 받아왔고, 박인비가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인 탓에 미국 골프팬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올해 메이저대회 3개를 싹쓸이하는 등 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두며 새 이정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박인비의 대기록 행진은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아주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고 평했다.
야후 스포츠에 글을 기고한 칼럼니스트 셰인 베이컨도 “골프팬들의 시선은 대기록 수립을 앞둔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브리티시오픈 개최지) 쪽이 아닌 남자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 쪽에 향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올해 박인비가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며 박인비의 도전에 대해 “아무도 이뤄내지 못한 위업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라는 우즈의 소감을 곁들였다. 그리고는 브리티시오픈 개막을 앞두고 박인비가 연습할 때 그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무척 적었다며 우즈나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이런 대기록을 노리고 있다면 과연 언론이 이렇게 무시했겠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SPNW.com에 실린 지인 워즈체하우스키의 칼럼도 걸작이다.
“낸시 로페스인가요?” 세인트 앤드류스 전속 베테랑 캐디에 박인비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누군지 아냐고 물어보자 나온 대답이라고 했다. 로페스가 멕시칸-아메리칸임은 둘째 치고 박인비는 약 3개월 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3번 우승한 반면 로페스는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선수란 차이가 크다.
설명을 해주자 그 캐디는 계속해서 그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몰랐다. 미안하다. 영국에서는 여자골프에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18번홀 그린에 서있는 중년 남자에게도 물어봤다고 했다.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서쪽으로 60마일쯤 떨어진 곳에 사는 짐 맥 베이라는 골퍼라고 밝혔다. 하지만 골프장에 와 있으면서도 박인비를 모른다고 대답했고, 3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한 선수라고 설명해도 대답은 “노 아이디어”였다고.
그는 프로샵에 폴라 크리머, 미셸 위, 수잔 페테르센의 큰 포스터가 사방에 붙어있지만 박인비는 없는 점도 이해할 수 없었다며 “박인비를 막을 수 있는 건 무관심밖에 없다”는 문장으로 칼럼을 끝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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