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OC한인타운 인사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타운이 베트남인들에 의해서 조금씩 잠식되어가고 있다는 얘기들이 계속 오가고 있는 와중에 느닷없이 풀러튼, 부에나 팍을 중심으로 북부 OC한인회 설립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인회(회장 오득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운에서 먼 거리도 아니고 1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또 다른 한인회 운운하니까 정말로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한인타운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인사들도 있다. 예전 같으면 상상 조차도 못하는 일이었다.
발끈한 타운 인사들이 이 문제를 놓고 한인회관에서 동포 간담회를 개최해 성토를 하면서 최근 북부 한인회 설립을 추진하는 관계자들이 마련한 부에나 팍 공청회에도 참석해 부당성을 알리기도 했다.
또 타운 인사들은 올해 30주년을 맞는 한인축제도 이름을 ‘아리랑 축제’로 바꾸고 부에나 팍으로 옮겨서 열리는 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에 축제를 이전하면서 한인사회의 중심이 가든그로브에서 부에나 팍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고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한인축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데 구태여 부에나 팍에 가서 축제를 치러야 하느냐는 것이다. 타운 극소수 업주들의 한인축제 장소 임대 거부는 매년 있어온 것으로 상호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논란에 대해 타운 인사들은 그 어느 때 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30여년 동안 닦아온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계 유입이 늘어나면 한인 상권이 위축되어 더 이상 타운으로서의 구실을 못할 수도 있다. 북부 한인회가 생기면 한인타운의 위상이 떨어지고 한인사회의 힘을 결집하는 파워도 약해질 수 있다. 한인축제가 옮겨가면 그만큼 타운의 힘이 빠질 수 있다.
앞으로 한인타운은 이 같은 일이 아니라도 여러 가지 다른 요인으로 인해서 더 심각하게 근간이 위협 받고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럴 때 마다 한인 타운 인사들이 타운을 지키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서겠지만 한계가 있다.
이 시점에서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을 둘러보면 ‘코리아타운’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한글로 되어 있는 간판과 한쪽이 부서진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복원 못하고 있는 한인타운 표지석이 고작이다.
현재의 상태가 계속 되면 주위의 요인으로 인해서 타운이 심각하게 흔들릴 소기가 다분히 있다. 가령 먼 미래에 한인 상가 간판이 영어나 베트남어로 바뀌고 시에서 타운 표지석을 없앤다면 OC한인 이민자들의 피와 땀이 배여 있는 역사적인 이곳은 후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인회는 23년 전부터 한인사회의 숙원 사업으로 유태인, 중국, 일본 커뮤니티에도 설립되어 있는 커뮤니티 센터인 ‘한인종합회관’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 회관은 한인타운의 ‘상징물’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한인이민 역사박물관’도 유치시킬 수 있다.
이 같은 숙원이 이루어지면 한인 유입 인구가 줄어들거나 설령 다른 곳에서 한인회가 생기는 등 주위의 환경이 바뀌어도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은 OC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영원한 ‘코리아타운’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2세들과 타 민족들을 위한 ‘교육장’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20여년에 걸쳐서 적게는 10달러에서부터 많게는 5만달러에 이르기까지 한인종합회관 건립을 위한 성금 모금 운동을 펼쳐서 현재 은행에 40만9,580달러72센트가 모금되어 있다.
이 기금이 은행에서 잠자지 않고 깨어나서 하루속히 한인종합회관 건립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한동안 뜸했던 한인종합회관 건립방안이 다시 거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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