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비롯한 미 전국에서 값싼 생선이 비싼 생선으로 둔갑해 2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해양환경보호단체인 ‘오세아나’(OCEANA)가 발표한 미국 내 해산물 라벨 실태 조사의 후속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이 잘못된 라벨로 인해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흰 생선은 생김새가 비슷한데다 맛이나 질감도 구별하기 어려워 가짜로 표기된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농어과에 속하는 값싼 틸라피아(tilapia)는 붉은 도미(red snapper)나 그루퍼(grouper)로 둔갑해 비싸게 팔리는 경우가 많았다. 도매가격이 8온스에 2달러25센트인 틸라피아는 붉은 도미로 라벨이 붙여져 7달러74센트에 팔리거나 레스토랑에서 15달러에 제공되는 틸라피아 요리가 도미 요리로 가까이 비싼 22달러에 판매되기도 했다.<표 참조>

이 가격은 12개 도시내 300여개 메뉴와 코스트코, 샘스클럽과 같은 도매 유통업체, 소매업체의 가격들을 종합해 추산한 수치다. 보고서는 1950년대부터 붉은 도미를 대량 포획하기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90%로 줄었고 이로 인해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와 비슷하게 생긴 값싼 생선들이 붉은 도미로 눈속임돼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아나의 샘플 DNA 조사 결과 붉은 도미의 93%는 짝퉁으로 드러났다. 또한 뉴욕시 소매업체에서 수집한 19개 도미 샘플 중 15개는 도미 외 생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퍼로 둔갑한 틸라피아는 소매가격 2달러99센트에서 134% 비싼 7달러에, 레스토랑에서는 원래 가격보다 80% 비싼 27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양식이 자연산으로 팔리는 것도 있다. 일반 수퍼마켓과 같은 소매업소에서 양식 연어는 8온스당 3달러93센트에 구매할 수 있지만 자연산으로 팔릴 때는 2배 이상 비싼 7달러50센트를 지불해야 한다. 한 대학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서는 워싱턴 DC의 레스토랑에서 판매되는 자연산 연어 중 38%가 양식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생선의 90%가 수입산인데다 유통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어디서 표기 오류가 발생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오세아나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수입 해산물에 대한 라벨링 및 안전 기준 검역 강화를 위한 ‘수산물 사기 안전법’(Safety And Fraud Enforcement for Seafood Act) 통과를 위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소영 기자>
C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