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경제의 이목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진행해 온 양적완화 조치 축소가 언제인지에 집중돼 있다. 특히 연준 총재들이 잇달아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고, 월가에서도 이를 예상하는 반응들을 보이면서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탓에 뉴욕증시는 매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춤을 추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은 양분돼 있다. 축소를 찬성하는 쪽은 양적완화를 통해 나아진 것은 없이 투기만 조성했다고 지적하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간신히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데 소프트 랜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쪽도 실물경제가 정말 나아졌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양쪽 모두 양적완화가 계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플레로 인해 경제가 다시 곤두박질 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쯤하고 한인타운으로 눈을 돌려보자.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엄청난 돈이 풀렸을 텐데 그 돈들이 다 어디로 갔냐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특히 스몰비즈니스를 하는 업주들은 더욱 그렇다. 돈이 돌면 당연히 경제가 활발해져 매출이 늘어야 하는데, 상당수 업소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주요 지표 및 전문가들의 분석은 소매경기가 금융 위기 이후 지난 5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딴 세상 얘기 같아 더욱 미칠 노릇이다. 한인 등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전혀 다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번 양적완화 조치가 초대형 투자사, 그리고 금융기관들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더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한 예로 부동산 업계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대형 투자사들이 차압된 주택 수만 채를 매입해 재판매 또는 렌트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인부동산 업계는 가격 상승과 매물부족이란 긍정적인 통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체 대표는 “눈은 풍년인데, 입은 흉년”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전문가들은 한인운영을 비롯한 많은 스몰비즈니스들이 애를 먹고 있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우선 소매업 매출의 온라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IT의 발전이 세상을 바꾸고 있고 처음에는 젊은층이 주류였던 온라인 시장에 이제는 모든 연령이 편리성 때문에 이용을 늘리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데 훨씬 깐깐해졌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곳, 즉 대형 할인매장으로 옮겨가고,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전 부동산 거품에 파묻혀 흥청망청 소비를 늘렸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경계심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인업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장사가 안 된다고 한탄만 할 수도 없고 가게 문을 닫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럴 때 일수록 끊임없는 자구노력이 더욱 필요해진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와 적응의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결국 시대적 흐름에 맞는 과감한 투자, 그리고 손님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특화된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하는데 문제는 결국 돈이다.
갈수록 스몰비즈니스가 살아남기 힘들어지는 구조 속에서 풀린 돈을 통해 회복을 이루기는커녕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야 하는 불균형적인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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