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카드뮴·알루미늄 등 8가지 중금속 검출 ‘허용치 이내’라지만 체내 쌓이면 안심 못해 칠하는 빈도 줄이고 특히 어린이 사용 주의
‘과용 땐 건강위협’
경고납·카드뮴·알루미늄 등 8가지 중금속 검출‘허용치 이내’라지만 체내 쌓이면 안심 못해칠하는 빈도 줄이고 특히 어린이 사용 주의‘여 자’는 화장을 하면서‘여성’으로 변한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을 얼굴에 그려 넣으면서 여자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획득한다. 용모 가꾸기에 남녀의 구별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남성의 화장은 대개 보습제와 영양크림을 이용해 피부를 보호하는 선에서 멈춘다. 그저 기초화장만 하는 셈이다.
화장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양의 나라’인 이집트에서 화장술이 발달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집트의 기후는 뜨겁고 건조하다. 피부에는‘꽝’인 아열대성 사막기후다. 강렬한 태양빛과 메마른 사막바람은 피부를 거칠게 만든다. 이런 곳에선‘ 피부 미인’이 나오기 힘들다.
피부가 바싹 마른 양피지처럼 파삭파삭하게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대 이집트인들은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3,000년 전 이집트인들은 현대 여성이 선호하는‘ 천연 성분의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했다.
입술이 갈라지는 것을 막으려 꽃잎을 빻아 입술에 발랐고, 눈부신 태양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려 눈가에색칠을 했다. 야구 선수들이 빛의 반사를 막아공을 또렷하게 보기 위해 눈 밑에 검댕이 칠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화장은 점차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만드는 미용 수단으로 자리 잡기시작했다.
고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인 클레오파트라는 화장의 달인이었던 것으로전해진다. 장미의 진액을 칠한 매혹적인 붉은 입술과 ‘우유 목욕’으로 가꾼 매끄러운 피부, 보석가루를 눈 주위에 두껍게 바른 음영 짙은 눈매는로마의 최고 상남자라는 시저와 안토니우스의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당시 그녀가 사용했던 ‘원조 립스틱’은현대적인 기준에서 보자면 별 볼일 없다. 요즘 나오는 립스틱은 우선 색상이 다양하다. 부드러운핑크색, 반짝이는 붉은 색, 푸르스름한 기미를 보이는 자주색에서 갈색에 이르기까지 색도와 색상이 다른 수십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립스틱은 필수 화장품이다. 수백만명의 여성이매일 립스틱을 바른다. 하루 한 번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바르고 또 바른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일을 유난히 의식하는 사용자는 하루 20번 이상 립스틱이나 립글로스로 입술을 재손질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조그만 손거울을 들여다보며‘ 칠한 입술 또 칠하는’ 여성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그런데 여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립스틱에는 극소량의 납을 비롯,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성분이 들어 있다. 새로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높은 수요를 보이는 인기 브랜드들가운데서 카드뮴과 알루미늄 등 최소한 8개의 서로 다른 중금속 성분이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물론 중금속 함유량은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가 못된다. 하지만 체내에 들어간 중금속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그대로 축적된다는 것이문제다.
립스틱을 일부러 삼키거나 빨아먹지 않는 한극소량의 중금속이 입안으로 들어간다 해서 별탈이야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단기적인 노출이야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하루에도 수차례 립스틱을 칠한다면 장기적인 위험에 직면할 수있다. 사실 웬만한 여성은 거의 매일 립스틱을 삼킨다. 삼킨다기보다는 핥는다는표현이 더 정확하다.
UC버클리의 환경건강과학 교수로 이에 관한 새로운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캐더린 하몬드는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납, 카드뮴,알루미늄 등과 같은 중금속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이미 오래 전에 확인됐다”고말했다.
이 문제가 처음 대중의 관심권에 진입한 것은‘화장품 안전 캠페인’이라는 단체가‘ 독의 입맞춤’(A Poison Kiss)이라는 제목으로 립스틱의 납 감염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은 2007년의 일이었다.
이어 연방식품의약국(FDA)은 2011년에 발표한광범위한 후속 연구를 통해 400개 립스틱에서극소량의 납을 찾아냈다. FDA와 화장품 업계는400개 립스틱을 수거해 검사했고 이들에게서 평균 1ppm의 납 성분을 검출했다. 이 수치는 건강에 전혀 이상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퍼스널 케어 프러덕츠 카운슬’의 수석 독성물질 전문가 린다 로레츠는“ 1 ppm은 안전에 문제가 되기엔 너무 적은 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납은 체내에 축적되는 경향을 보인다.
보스턴 대학 메디칼 센터의 납중독 방지 프로그램의 의학 디렉터인 션 팰프레이도 바로 이 점에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우려해야 할 것은 납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환경 건강전망 저널에 실린 보고서를통해 하몬드는 24종류의 립글로스와 8개의 유명 브랜드 립스틱 제품에서 극소량의 카드뮴, 코발트, 알루미늄, 타이타늄, 망간, 크롬, 구리와 니켈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소재 커뮤니티 건강센터를 통해 틴에이저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추려낸 후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틴에이저들은 하루 최고 스물네 차례에 걸쳐립스틱이나 립글로스를 바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 종류의 립스틱 브랜드에서 나온 평균 알루미늄 농도는 무려 5,000ppm이었고 납의 평균농도는 0.359ppm이었다.
로레츠의 설명에 따르면 알루미늄은 색소가 번지지 않도록 고착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표백성분을 지닌 이산화 티타늄은 빨강색 색소를 핑크색으로 전환시키는 등 색도를 연하게 만드는데사용된다. 물론 둘 모두 소정의 절차를 거쳐 FDA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이외의 다른 중금속 성분은 립스틱 안에 불법체류 중인 오염물질이다.
화장품 제조업자들은 가끔씩 암석형성 물질인운모를 사용한다. 립글로스를 바르면 입술에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이유는 바로 이 금속성 ‘반짝이’ 운모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립글로스를 자주 바르는 것은 무모하거나‘ 간 큰 짓’이다.
립스틱 컬러가 진할수록 금속성분이 많이 섞여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도 일부 발견됐다.
FDA의 2011년도 분석 결과 납 검출치는 진한 핑크색 립스틱이 가장 높았고 무색 립 밤(lipbalm)이 가장 낮았다.
또한 유럽의 과학자들은 갈색 립스틱에 납 성분이 가장 많다고 결론지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구원들은 짙은 색조의 립스틱에는 평균 8.9ppm,연한 색조의 립스틱에는 평균 0.37ppm의 납 성분이 들어 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립스틱이나 립글로스에 들어 있는 금속성분을 제거할 수는 없는 것일까? 팰프레이 박사는 화장품 회사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단언한다. 기술적 능력은 충분하나 추가의 노력과 자본을 투입할 의지가 있느냐가 문제다. 금속함유량이 법적 허용치 이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우기면 곤란하다.
팰프레이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립스틱에 들어있는 일부 금속은 입안의 점막조직을 통해 몸 안에 흡수된다.
여성이 립스틱을 자주 바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립스틱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지워진 립스틱이 어디로 갔는지는 너무도 자명하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매일 몸안으로 들어가는 립스틱의 금속 성분이 얼마나되느냐다. 이 질문은 FDA가 대답해야 한다. 하지만 FDA는 아직까지 정확한 수치를 잡아내지 못한 상태다.
하몬드 박사는 FDA가 대답을 찾을 때까지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상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강조한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립스틱을 갖고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단단히 주지시켜야 한다.
두 번째로 하몬드 박사는 입술에 립스틱 칠하는 횟수를 줄이라고 권한다. 하루 두세 번이면 족하다.
아름다움의 다른 이름은 절제다. 게다가 자연스런 건강미만큼 상큼한 아름다움도 드물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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