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공인회계사>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내게는 이런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50대는 믿을만한 친구 다섯은 있어야 한다. 60대가 되면 남은 인생의 말동무가 될 친구 여섯은 있어야 한다. 말이 통하고 허물없는 친구면 더욱 좋다. 회계사는 직업상 많은 동업자들을 만난다. 성공하는 동업도 봤고 실패하는 동업도 봤다. 장사가 안 돼도 문제고 너무 잘 돼도 문제인 것이 동업이다. 동업하다가 결혼이 깨지고 우정이 깨지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동업은 부모 형제와도 하지 말라고 했을까.
그러나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동업이다. 특히 이민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동업이다. 돈과 경험, 능력, 지역, 그리고 신분이 만나서 동업이 탄생한다. 밖에서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사무실에서 조용히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만나는 것이 동업이다.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줘서 함께 성공하는 것이 동업이다.
그래서 동업은 상대방 돈 벌게 해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5대5로 투자해도 내 몫은 3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초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 동업이다. 변호사와 증인들 앞에서 동업 계약서 100장을 만든들 자기 욕심만 챙기고 상대방을 헤아리는 마음이 없어지면 바로 깨지는 것이 동업이다.
동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동업이 현실적으로 최상일 때만 하는 것이 좋다. 사람 마음이 언제나 같을 수 없다. 결혼에 기대가 크면 상처도 큰 법. 동업도 마찬가지다. 결혼은 사랑이라도 있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하나 되는, 힘든 일이 동업이다.
둘째는 반드시 중간에 제 3자를 두어야 한다. 결혼할 때는 하늘의 별은 못 따줄까? 그런데 살다보면 어디 그런가. 하늘의 별은 고사하고 물 한 컵도 힘들 수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겼을 때 중간에서 조정해주는 역할을 해 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꼭 회계사 같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좋다. 둘의 역사를 알고 관계와 다툼을 정리해줄 수 있는 객관적인 사람이면 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암송을 했다는 앞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라는 시. 끝은 이렇다.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동업은 그런 사람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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