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cigarette 시장 폭발적 성장세
▶ 작년 178만명의 어린이·청소년이“경험”응답 제조업체 판촉·FDA 규제대상 제외 더 문제
10대들의 전자담배(e-cigarette) 사용은 2011년 이후 두 배로 늘어났다. 건강 전문가들은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이 청소년층을 겨냥한 판촉작업을 벌이고 있고, 이로 인해 10대 사용자들은 니코틴 중독 위험과 정규 담배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도 성인과 마찬가지로‘금기’에 끌린다. 그들 역시‘금지된 과일’을 따 먹은 아담과 이브의 허리에서 나온 후손이다.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대표적인 금기 가운데 하나가 흡연이다. 이들에게 흡연은‘이유 없는 반항’이 아니라 권위에 대한 당당한 도전이다. 적어도 미성년자들의 미숙한 생각으로는 그렇다. 의자 위에 올라서서 자신의 키가 커진 양 우쭐대는 아이처럼 이들은 담배라는 소품을 빌어 마치 성인이라도 된 양 거드름을 피운다.
청소년 흡연은 10대 애연가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난 2011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방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자담배에 맛들인 ‘불법 흡연자’가 2011년에 비해 무려 두 배가 늘어났다. 당시 조사에서 고교생 10명당 한 명, 중학교 재학생의 3%가 전자담배를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숫자로 환산하면 2012년 한 해 동안 178만명의 어린이와 10대 청소년들이 건전지로 작동되는 전자담배에 손을 댔다.
이처럼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자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전자담배는 무해하다”는 입소문에는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은 물론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극소량 함유되어 있다.
이 때문에 연방식품의약국(FDA)은 “전자담배의 안정성에 대한 완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경고문 부착을 의무화했다.
전자담배를 사면 민트, 초컬릿 등의 맛을 내는 캐트리지가 딸려 온다. 흡연봉에 캐트리지를 끼우는 간단한 조작으로 박하처럼 화하거나 달콤 쌉쌀한 ‘담배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것을 마땅치 않아 한다.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10대 ‘초짜’들을 ‘정규 담배’로 인도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믿기 때문이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디렉터인 탐 프리덴 박사는 10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 증가를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로 규정했다.
전자담배로 흡연버릇을 기른 청소년들은 평생 니코틴 중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십상이다.
CDC의 주간 보고서 MMWR 최신호에 게재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8학년 학생의 1.1%와 9~12학년생의 2.8%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전자담배를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학생의 76.3%가 ‘일반’담배 흡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CDC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상은 전자담배에는 이미 노출됐지만 ‘정통’ 담배에는 손을 대지 않은 청소년들이다.
전자 흡연이 이들을 ‘정통 흡연’으로 유인해 니코틴 중독으로 몰아넣는 앞잡이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게 공중보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자극성이 높은 짜릿한 ‘첫 경험’이 중독을 향한 첫 걸음이다.
전자담배는 FDA의 규제대상이 아니다.
FDA는 전자담배를 그들의 관할 아래 두고 싶어 한다. 미국 폐협회도 FDA가 전자담배를 규제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솜사탕이나 풍선껌, 파이어볼의 맛을 보면 이들의 주 소비층이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제조업체들이 누구의 입맛을 겨냥해 생산한 것인지 즉각 감을 잡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자담배의 판촉대상이 누구인지 짐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제조업자들은 펄쩍 뛰며 손사래를 친다. 절대 청소년을 공략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2010년 연방 항소법원은 전자담배가 의료기구가 아니라 흡연상품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불법인지 뻔히 알면서 “청소년층이 우리의 주된 판촉대상”이라고 시인하는 ‘정직한 얼뜨기’ 제조업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관련 제조업체들은 전자담배를 금연을 지원하기 위한 도구로 선전한다.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의 금단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도우미라는 주장이다.
전자담배가 ‘대박’을 터뜨리기 전에 소비자들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게 FDA의 의도라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웰스파고 시큐리티스의 담배업계 분석가는 올해 미국인들이 전자담배에 17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공중보건 당국자들이 바빠질 것임을 의미한다.
한편 보고서는 전자담배 사용의 급속한 증가와 흡연에 관한 청소년들의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감안할 때 판촉과 판매, 청소년들 사이의 전자담배 사용 등을 막기 위한 전략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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