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앞만 보고 달려
1999년 브루클린에 첫 매장 열고 1년365일 휴일없이 일해
2001년 소호에 2번째 매장 대박. 5년후 온라인 샤핑몰 가동
2년전 금융전문가 파트너 영입. 자체 브랜드 ‘오트 뉴욕’런칭
‘오트(OTTE)’는 섹스 앤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 ‘가십걸’의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할리웃 스타들이 찾는 뉴욕의 유명 부티크이다. 보그와 같은 패션 잡지에도 자주 등장하면서 뉴욕의 패셔니스타들은 물론 한국 여성들에게도 유명해진 ‘오트’의 대표는 다름 아닌 한인 여성 케이 리(사진·한국명 경선)씨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넘어와 디자이너로 출발한 이 대표가 브루클린의 조그만 부티크에서 시작해 현재 맨하탄에 5개의 매장을 열고 자체 브랜드를 갖기까지 그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다.
■ 1년 365일 포기없는 도전
이 대표의 뉴욕 생활은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대초 패션디자인학교인 파슨스대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대학 졸업 후 뉴욕에서 밤낮없이 6년간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고 잠시 한국의 패션회사에서 일했지만 틀에 박힌 기업 문화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뉴욕행을 선택하게 됐다. 다시 뉴욕에 돌아와 실력을 인정받으며 높은 연봉에, 세계 곳곳으로 출장을 다니며 디자이너로서 남부럽지 않은 길을 걷고 있었지만 이 대표의 마음속에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 늘 꿈으로 남아있었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뉴욕 패션계에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하나 둘 자신의 고유 라인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경제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안정적인 삶이었지만 언젠가 내 브랜드를 내건 샵을 열겠다는 계획은 늘 있었다”고 말했다.
꿈을 실현에 옮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 대표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받아 1999년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오트’란 이름으로 첫 부티크를 열게 됐다. 당시에는 기성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판매했는데 한달 꼬박 일을 해도 월 매출이 9,000달러에 그쳤다. 회사 생활과 모든 것이 다르고 힘들었지만 이 대표는 포기를 모르고 악착같이 일에 매달렸다. 그는 “첫 가게 문을 연후 3년간은 1년 365일 휴일없이 일했다”며 “재고가 남으면 왜 이 옷이 팔리지 않았는지 직접 다 입어보고 이유를 찾아냈다”고 전했다. 잘되는 가게들의 비법을 알기 위해 뉴욕시에 안 가본 부티크가 없을 정도라고.
■ 맨하탄 매장이 ‘대박’나며 승승장구
조금씩 패셔니스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던 ‘오트’는 2001년 웨스트빌리지에 2번째 매장을 내면서 소위 대박이 났다.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로케이션’이라고 했던가. 당시 세계 유명 브랜드인 마크제이콥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근처에 문을 연지 3~4개월 만에 문 밖에까지 줄을 서고 하루만에 인기 제품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게 됐다.
2006년에는 온라인 샤핑몰을 런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온라인 샤핑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온라인 샤핑몰로 해외고객까지 유치할 수 있어 현재는 주력 사업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이후 2009년 브루클린의 가게를 트라이베카로 옮기면서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자 홀로 사업 운영에 한계를 느낀 이 대표는 2011년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던 금융 전문가 낸시 챙씨를 파트너로 영입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나는 디자인은 잘하지만 회계나 마케팅에는 소질이 없다. 사업이 더 크기 위해서는 이 분야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디자인에만 전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자체 디자인 ‘오트 뉴욕’으로 제2의 도약
사업을 맡아줄 든든한 오른팔을 얻고 난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디자인에 전념했다. 2011년부터는 ‘오트 뉴욕’이란 이름으로 자체 디자인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제 유명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파는 부티크는 흔해졌다. 우리만 갖고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이 없으면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며 “자체 디자인으로 현지에서 제작하면서 마진도 더 크게 남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브랜드 ‘오트 뉴욕’에 대해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패션 잡지들에서 ‘오트 뉴욕’ 제품들을 앞다퉈 소개하기 시작했고 자체 패션 카탈로그도 제작하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에는 부유층이 모여있는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문을 열었고 이달에는 노리타에 새 매장을 오픈하면서 맨하탄에 총 5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현재 매장별 월매출은 20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올 가을부터 사무실에 마련한 쇼룸에서는 오트 브랜드 제품만을 전시하게 되며 샵밥(shopbob)과 같은 대형 온라인 패션 유통 업체들의 바이어들이 다음 시즌의 제품들을 미리 주문하는 등 ‘오트 뉴욕’의 유통채널을 더욱 넓혀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흔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열정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처음 ‘오트’를 열때 아무런 미래가 보장되지 않았지만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건 내가 이 일에 미쳐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지금은 50여명의 직원을 둔 한 회사의 대표로서 직원들을 부리는 사장이 아니라 내가 작은 일부터 일일이 확인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회사를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은 직접 부딪혀보고 실패를 했다면 다음에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고쳐나가는 것이 성공이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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