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모든 성공의 비결입니다.”
맨하탄 브로드웨이(1441 Broadway)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바이 디자인’은 연매출 1억 달러를 올리는 미국내 최대 니트·스웨터 전문 기업이다. 업계 1위의 바이 디자인을 이끄는 이가 바로 한인 여성 제이 이(한국명 이진원, 58)대표다.
데비 모건, 캐롤린 테일러 등 10여 가지의 레이블을 보유한 바이 디자인은 3년전 프리미엄 청바지, ‘데이빗 칸’과 부티크 드레스 ‘누바이 샤니’ 등을 런칭, 사업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메이시스와 콜스, 어반아웃피터 등 전국 2만여 곳의 백화점과 전문 매장 등에서 바이디자인 제품이 팔리고 있다.
바이 디자인의 성공은 한인 1세가 단신으로 미국에 와 일군 대표적인 ‘아메리칸 드림’으로 회자되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고교 졸업후 2년간 의류 수출 에이전트 ‘제이콥슨’에서 머천다이징 업무를 하며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다. 1980년 FIT에서의 패션 공부를 꿈꾸며 미국에 왔지만 원하는 실무를 배울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을 접고 야채가게 캐셔와 잡화업무 등을 거치며 뉴욕 생활을 시작했다. 때마침 미국 출장길에 나선 예전 거래처 대표의 통역을 도운 것이 계기가 돼 의류 업체, ‘익스클루시브 임포트’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으며 이후 SIM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가 손을 대는 디자인마다 연타석 대박을 치면서 당시 그녀의 디자인을 카피해 성공을 이루었던 유럽의 한 업체가 그녀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결국 1994년 바이 디자인을 설립하게 됐다.
브로드웨이 한 사무실의 책상을 빌려 시작된 바이 디자인은 설립 첫해에 연 매출 4,700만달러, 두 번째 해에는 1억1,700만달러, 세번째 해에는 1억7,8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렸다. 1996년과 1997년에는 세계적인 회계법인 언스트&영이 주관한 뉴욕기업인상 최종 2인에 뽑혔으며 1999년에는 크레인스 뉴욕 비즈니스가 선정한 최고의 소수 민족 회사 중 3위에 올랐다. 2001년에는 전미소수민족연대협의회(NECO)가 사회공헌도가 높은 이민자에게 수여하는 ‘엘리스 아일랜드상’을 수상했다.
사업이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2004년부터 바이디자인의 무게중심을 디자인과 리서치로 옮기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며 “대표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회사를 살리는 것이지만,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힘든 때였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의류업체들이 쓰러지고 백화점들의 인수 합병으로 업체들의 설자리가 하나둘 줄어들고 있던 시기였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160명이던 직원은 약 7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후 도약을 멈추지 않는 등 구조조정은 성공적이었다.
성장의 또 다른 원동력은 이 대표가 매년 수차례 직접 유럽과 아시아의 패션 중심지를 찾아 원단과 디자인을 일일이 체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온라인으로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보다 직접 세계를 뛰어다니는 것이 정확하게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렌드와 새로운 직업이 끝없이 창출되는 등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의류업 뿐 아니라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라며 “어느 일을 하든 영원히 안정적이라는 정답은 없다.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일이 곧 취미가 되도록 그 일에 미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2년부터 한미장학재단(KASF) 동북부지부 장학기금 모금 위원장으로 봉사했으며 올해 회장으로 당선, 재단을 이끄는 등 한인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녀가 바이 디자인 업무 다음으로 좋아하는 일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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