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육군시작으로 해군.공군.해병대 전투복 입찰 성공
아시안 기업 보기드문 군납 그랜드 슬램
9.11테러 후 국방부 납품 사업 전환 11번 입찰시도 끝 성공
“항상 낙관적인 마음가짐이 힘들 때마다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죠.”
김선종 대표가 운영하는 뉴저지 저지시티의 ‘베델 인더스트리즈’는 2005년 육군을 시작으로 해군과 공군, 지난 4월에는 해병대 전투복 입찰에 성공했다. 9월 해병대 전투복 첫 선적을 시작하며 국방부 군복납품 그랜드 슬램을 이룬 보기 드문 아시안 기업이다. 해병대 납품 규모만 5년간 총 7,0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까지 밑거름이 된 것은 10전 11기에 이르는 실패였다. 김 사장은 “2005년 입찰 성공전 3년이 가장 힘들었다. 10번 입찰시도를 했으나 다 실패하고 이제 한 번 더 실패하면 사업을 마감한다는 생각으로 11번째를 기다리고 있을 때의 심정은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를 치게 된다”고 회상했다.
1976년 도미한 김 사장은 평일에는 의료기기회사, 주말에는 벼룩시장 일을 하면서 바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맨하탄에 봉제업체를 설립한 것은 1978년. FIT에서 낮에는 수업을 듣고 밤에는 또 다른 의상학교를 다니며 억척스럽게 일을 배웠다. 노력만큼 사업도 성공 가도를 달렸다. 만삭의 몸을 이끌면서, 사업에 매달린 끝에 여성 재킷과 코트는 존스 뉴욕과 랄프 로렌, 버버리 등 굵직굵직한 업체에 납품될 만큼 사업은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위기를 맞았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의 절반가량이 줄어들었던 것. 당시 거래를 하던 원청업체 관계자들도 앞으로 봉제 업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을 하던 때였다. 다른 업체들이 공장을 중국 등 해외로 옮길 때, 국방부 납품 사업을 떠올렸다.
성실하고 꼼꼼한 그녀의 비즈니스를 지켜보던 거래처들은 입찰에 필요한 추천서를 기꺼이 작성해주었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던 작업 덕에 사업 실적은 훌륭했지만 입찰을 준비하며 무엇보다 힘든 것은 시간 싸움이었다. 김 대표는 “입찰 준비를 위해서는 책 한권 두께의 서류를 한 달 안에 다 읽고 샘플과 제안서 등을 모두 마련해야 했다.
경험이 없는 우리가 입찰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시간과 땀뿐이었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군납을 맡던 경쟁사들을 제치고 입찰을 따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육군 전투복 입찰에 성공하자 나머지 과정은 어렵지 않게 풀렸다. 사업 방향을 바꾼 변화가 회사에 기회가 된 셈이다. 일반 여성복을 납품하던 시절에 비해 회사 규모는 4배로 커졌다. 저지시티 외에도 노스버겐에 제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은 총 400명이다.
김 대표는 “이민 초기 사업을 하면서 아시안 여자 CEO라는 점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을 당해야 할 때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 아시안 여성이라는 점이 조달사업에서는 이점으로 작용했다”며 “살면서 항상 산 넘어 산을 경험하고 시련을 겪기 마련이지만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꼭 오리라고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사업에 참여하면서 베델 인더스트리즈는 CSK재단을 설립, 지역 학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한 기부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5년 아시안 여성 기업인협회 (AWIB)리더십 상, 2012년 에스리싱 저지시티 페스티발에서 레전드 상을 수상했으며 세계한민족 여성네트워크 뉴욕지회장을 지낸바 있다. <최희은 기자> 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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