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탄생 2백주년을 맞아 전세계적으로 베르디 열기가 한창이다. 베르디는 지난 달, 즉 2백년전(1813년) 10월 10일에 탄생했는데 한 세기를 꼬박 살고도 다음 세기를 넘어 1901년에 서거했다. 88세… 작곡가 치고는 장수한셈이었다. 한 세기를 마감하고 20세기(1900년)를 맞이했던 베르디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베르디하면 떠오르는 것이 오페라‘춘희’일 것이다. 일명 라트라비아타… 한국말로 번역하면 ‘동백아가씨’다.
‘ 축배의 노래’ ,‘아 그대인가’ , ‘프로벤자 내고향으로’등 많은 아리아가있고 한국에서도 가장 많이 공연된 오페라 중의 하나로알려진 작품이다. 베르디의 ‘춘희’를 처음 본 것은 바리톤윤치호 선생이 출연했던 국립오페라 공연으로 기억한다.‘ 오페라란 이런 것이로구나’하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지만‘춘희’라는 작품이 그렇게 위대하다고느껴지진 않았다. 감동보다는 윤치호 선생이 노래하던 ‘프로벤자내고향으로’만이 뇌리에 남아있을뿐이다.
어딘지 베르디의 자화상같다고나할까, 평범한 촌부에게서 느껴지는 삶의 애환… ‘프로벤자 내고향으로’이야말로 순박하면서도자신의 출신을 잊지 않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마음을 일깨워 주는것 같았다. 노래란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 고향을 그리는 향수일 뿐이다. 사진으로 본 베르디의 모습도 넉넉해 보이고 자신감 넘쳐 보여 좋았다. 그것은 남에게 인정받고자하는 열망… 그리고 그 노력이 결실 맺혀진 그러한 인상이었다. 물론 그것은 베르디라고 하는 한 인간이 얼마나 많은 고뇌를 극복하고… 비극의 한 복판에서 일궈낸 극복의모습이었는가 하는 것을 아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세계 어느 곳이건 오페라는 있어왔다. 한국의 판소리, 중국의 경극(베이징 오페라)… 일본의 가부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유럽식(혹은 이태리) 오페라에만 그토록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판소리, 가부키 등에는 ‘민중(전통) 예술’의 딱지(일반명사)만 있을뿐 고유 명사가 없기 때문이다. 즉시작부터 끝까지… 음표 하나하나에 치열한 생명력을 부여한 작곡가가 뚜렷히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숫한 세월… 민중과 함께 서서히 이루어져도 만들어지기 힘든것이 예술이다. 하물며 단 한 번의 생애 동안 하나의 오페라도 아니고 26편의 명작을 홀로 그려냈다는 것은 재능이나 투혼을 따질 문제만은 아니었다.
베토벤은 말했다“. 내 음악을 이해하는 자는 세상의비참함을 떨쳐버릴 수 있으리라…”음악(예술)은 극복의 문제, 페이소스가 있어야함 말한다. 예술가란 다른말이 아니다. 비밀을 캐내는 자…즉 폭풍우 속을 홀로 견뎌내는 자를 말한다. 베르디는 88 년 생애동안 수많은 편지를 오페라로 대신했다. 26편 이라는 많은 이야기를 오페라로 써냈는데 그중 희극은 마지막 ‘팔스탈프’ 한 편 뿐이었다.
이태리 가극의 중흥시기를 연것은 희가극의 대가 로시니 때문이었다. 베토벤의 정 반대편에 서서 빠르고 경쾌한 선율로 삶의 모습을 희극적으로 풍자했던 로시니에 비해 베르디의 음악은 말수적고 간결했으며, 신들린 사람처럼 강렬했다.
로시니의 경박함을 비난하던유럽의 비평가들도 베르디 앞에서는 입을 다물었고 1842에 발표된‘ 나부코’ 그리고 1851년에 발표된 ‘리골레토’ , 1871년에 발표된‘아이다’를 정점으로 베르디의 이름은 전 세계적으로 퍼졌고74세때의‘ 오델로’ … 그리고 1883년에 발표된 코메디‘ 팔스타프’를 마지막으로 그의 창작혼은 영원히잠들었다.
오페라란 노래하는 연극을 말한다. 즉 노래(음악) 뿐 아니라 극(희곡)이 중시되어야함을 말한다.
극의 천재… 베르디 탄생 2백주년에 전세계(음악계)가 열광하고 있다. 왜? 그것은 베르디야말로 오페라에서의 베토벤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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