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전 언론인)
‘생명’이란 무엇이고 또 ‘우주’란 무엇일까? 이런 의문 자체가 하릴없는 백일몽 잠꼬대이겠지만 그래도 이 영원한 수수께끼에 대한 궁금증은 어쩔 수 없으리라.
흔히 생물학자들은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를 세 가지 특징으로 구분한다. 그 첫째는 성장과 발육이고 둘째는 생식과 번식이며 셋째는 에너지 소모와 소비다. 그렇다면 동-식물은 생명체로 구분되겠지만 광물질은 어떤가?
예를 들어 크리스탈 수정(水晶)도 성장하고 번식하며 에너지를 소모한다지 않나.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원소는 탄소인데 DNA(deoxyribonucleic acid) 디옥시리보 핵산과 RNA(ribonucleic acid) 리보 핵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지난 반세기 간 자연과학의 상대적인 두 분야가 역사적인 과도기를 거친 후 ‘표준 모델(standard model)’이라 불리는 이론을 같이 받아들이게 되었단다. 이 상대적인 두 분야란 ‘우주론(cosmology)’과 ‘소입자 물리학(elementary particle physics)’으로서 우주의 최대거리와 최소거리를 각기 측정해왔다.
우주론자들은 우주가 100억 광년에 걸쳐 투명해진 이래 빛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인 우주평선(cosmic horizon)을 바라보는 가하면 소립자 물리학자들은 원자핵보다 훨씬 짧은 거리를 탐구하는 동안 불가사의하게도 이 상반되는 거시적 관찰과 미시적 관찰 내용이 결과적으로 융합-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하면 할수록 과학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뉴톤의 만유인력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양자론에서 무위(無爲)가 되듯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고백했다. “진지하게 과학적인 탐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우주법칙을 통해 그 어떤 하나의 신적(神的) 영(靈)이 명백하게 나타난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가 말한 ‘우주법칙’이란 우리 동양의 ‘도(道)’를 뜻하는 것이리라. 그럼 이런 ‘도(道)’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또 힌두교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전생(輪廻轉生)을 믿어야 하나?
청소년 시절 나는 한때 내세(來世)가 있다고 가정해서 ‘천당’은 없어도 ‘지옥’보다 억 만 배 더 끔찍한 곳이 꼭 있어야 한다고 울부짖은 적이 있다. 세상의 못된 짓 다 하고도 벌 받기는커녕 호의호식하면서 갖은 부귀영화 다 누리는 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근래에 와서는 서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윤회’를 비록 믿지는 않아도 그 가능성만큼은 인정하게 된 것 같다. 꿈속에서의 또는 최면상태에서의 전생(前-轉生) 삶에 대한 기억을 녹음해 과학자들과 인류역사학자들이 추적해본 결과 많은 경우 ‘사실(事-史實)’로 판명되고 있단다. 그렇다고 할 것 같으면 이 삶의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어볼 수 있을까?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시에서 20대에 요절한 시인 윤동주(1917-1945)는 이렇게 읊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열심히 살았느냐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느냐고/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후회없는 삶을 위하여...
그가 마치 아침이슬이 아침햇살을 받기도 전에 증발해 샛별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사표(師表)가 된 것처럼 우리 각자의 삶 그 자체가 전세(前世), 현세(現世), 내세(來世)를 하나로 아우르는 ‘도정(道程)’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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