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도시 타클로반 탈출 행렬 부패한 시신·쓰레기 뒤엉켜 악취
필리핀 태풍 피해자들을 위한 구호의 손길이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피해자 돕기 거리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수퍼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간 필리핀 중부의 마라보스 지역이 온통 초토화된 가운데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생존 주민들이 폐허 속을 헤메고 있다.
“기본적인 식수와 전기 공급을 제대로 하는데도 한 달 이상이 걸릴 겁니다. 본격적인 복구는 아직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초강력 수퍼태풍‘하이옌’이 휩쓸고 간 필리핀 중부 지역은 태풍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지 6일이 지났지만 모든 것이 초토화된 폐허더미로 변한 참상의 현장은 그저 엄청난 재난 앞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특히 최대 피해지인 타클로반 지역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죽음의 도시로 변해 탈출행렬이 줄을 잇고 있고, 구호물자들도 아직 부족해 약탈은 물론 총격전까지 벌어지는‘아비규환’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생지옥 참상
전기와 수도 등 기반시설이 모두 파괴돼 밤에는 암흑천지로 변하는 현지는 기본적인 식수와 식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대로변 곳곳에 희생자들의 시신이 널려 있는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며 허리춤까지 찼던 물이 빠졌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부패한 시신과 쓰레기, 태풍에 무너진 건물 잔해들이 한데 뒤엉키면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고 정체모를 전염병 발병마저 우려되고 있다.
유엔은 14일 필리핀 정부 통계를 인용해 수퍼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4,460명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지 지방 정부들은 사망자수가 이보다 2배 정도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타클로반 지역에는 전 세계에서 구호물품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공항 등은 죽음의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곳곳에 총을 든 군인들도 깔려 있어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주민들은 식수와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이틀씩을 걸어 인근 사마르 해안지역으로 이동해 간단한 먹을거리를 구해 오는 상황이고, 일부 생존자들은 폐허 속 쓰레기더미를 뒤져 먹을 것을 구하고 있다.
■복구는 요원
타클로반 지역의 경우 기본적인 식량·식수공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복구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현지 당국의 설명이다.
14일 폐허더미로 변한 타클로반 일대는 수만채의 건물과 주택이 무너지고 수십만명이 대피한 가운데 구호와 복구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타클로반시 관계자는 가구당 3㎏씩 쌀을 배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식량 배급소 주변에는 식량을 받으려는 주민들의 긴 행렬도 목격됐다. 이처럼 식량배급이 부분적으로 시작됐지만 식수와 같은 생필품 공급이나 전기 등의 시설 복구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번 태풍으로 상수도는 물론 타클로반시의 인프라 시설이 대부분 파괴돼 도시가 정상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도시 복구보다는 아예 도시를 전면 재건설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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