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대형 비영리 자원봉사 단체인 ‘파바 월드’ 대표의 공금유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표와 이사장이 사임했다. 오랜 기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명도를 높여 온 파바 월드의 수상한 공금 운용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이 단체를 통해 봉사활동을 해 왔던 많은 한인학생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재정적인 지원을 해왔던 후원인사들은 충격과 함께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는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들과는 기본적인 성격이 다르다. 비영리 단체의 생명은 공신력이며 공신력은 재정의 투명성에서부터 출발한다. 특히 비영리 단체들은 사업과 운영을 위한 재정을 거의 모두 외부의 지원과 후원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엄격한 재정 집행과 감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사임한 파바 월드 대표는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계좌를 개설하는가 하면 공금을 개인명의 사업체에 입금하고, 자격 없는 주변 인물에게 수표 서명을 맡기기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사자는 그 어떤 비리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용 여부를 떠나 공금을 다루는 데 있어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것만으로도 비영리 단체로서는 심각한 결격 사유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창립자의 역할이다. 어떤 기관이든 창립자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이런 영향력과 리더십이 초기에는 단체의 초석을 다지는데 큰 힘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단체를 사유화 하게 되고 ‘자격 의식’에 빠지면서 도덕 불감증까지 드러낸다. 무수한 단체들과 종교기관들에서 우리는 이것을 목격하고 있다. 파바 월드 대표도 이 단체를 만든 인사였다.
의혹이 불거진 만큼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뿐 아니라 그동안 이 단체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기부해 온 수많은 한인들에 대한 의무이기도하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가 파바 월드의 환골탈태를 넘어 모든 한인 비영리 단체들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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