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금받는 환전액 두둑해지고, 비수기인데도 한국인 관광객 늘어
▶ 한국산 수입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떨어져 울상
LA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 이모(26)씨는 다음 학기를 위한 등록금 납부를 앞두고 부담이 덜어져 마음이 가볍다.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 덕분에 한국 부모님이 송금해 준 학비와 생활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9일 현재 달러 당 원화 환율은 1,051원선. 지난 6월 1,161원선에서 올 최고점을 찍은 것에 비하면 1달러당 100원가량이나 내려갔다. 이에 따라 지난 여름에 한국에서 1,000만원을 송금하면 8,600달러 정도 받던 것이 지금은 9,500달러 정도를 받게 된 것이다.
이씨는 “부모님이 환율을 지켜보다 상당히 낮아진 뒤 내년 봄 학기 필요한 유학자금을 송금해 주셨다”며 “최근 환율이 낮아지면서 한국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의 사용도 부담 없는 편”이라고 밝혔다.
9일 외환거래 시장 기준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최저치인 1달러 당 1,051원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유학생과 미국에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이 올 들어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송금 부담이 줄어들어 유학생과 관광업계 등이 반색을 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유학생 김모(27)씨도 역시 최근 최저 환율에 다음 학기 유학자금을 송금 받은 경우. 김씨는 “마침 이사철이 돼서 목돈이 필요했는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환율 때문에 좀 부담을 덜었다”며 “점차 오르는 학비와 생활비로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나마 환율이 낮아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에 매우 민감한 관광업계는 원화 강세를 반기는 분위기로 비교적 관광 비수기에 돌입한 LA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한인 여행사 관계자는 “LA는 보통 겨울철이 관광 비수기에 속하나 최근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인해 지난해보다 한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 하락이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에서 LA로 입국하는 관광객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가족과 함께 LA를 방문한 한인 박모(34)씨는 “LA를 방문하기 전 한국에 있는 은행에서 달러를 환전했는데 높아진 원화 가치로 괜한 이득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산 식품과 공산품 등을 수입해야 하는 유통업체들은 환율 하락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산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환율 하락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산 식료품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중국산 농수산 식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11년 8월2일 달러 당 1,050원을 기록한 이우 2년4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환율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달러당 1,040원대까지도 내려갈 수 있으며 내년 초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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