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년 마키아벨리가 반란 혐의로 피렌체의 바르젤로 감옥에 투옥된다.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는 그는 공중에 매달렸다가 바닥에 내동이 쳐지는 형벌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외친다. “조국에 대한 나의 충성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남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보면 증명할 일이 많다. 그 중에서 <가난을 증명>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 부자들은 은행 잔고증명서나 집을 보여주면 되지만 가난은 도대체 어떻게 증명하지?
대학교 조기지원자 합격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부모는 돈을 준비해야 한다.
아니면, 무상 보조금을 최대한으로 받아내기 위해서 노력할 때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난함을, 그래서 학비를 낼 능력이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
합격증은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돌아가지만, 학비 보조금은 돈 없는 부모에게 돌아간다. 학생이 학교 성적이나 SAT 점수로 증명을 하듯이 부모도 FAFSA, CSS Profile 그리고 세금보고 서류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서 증명하여야 한다. 내가 가난하다는 팩트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앞뒤가 맞는 서류들이 그것을 말해줘야 한다.
둘째, 돈을 주는 사람들이 왕이다.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자. 늦게 신청하고 서류를 빠뜨리는 것. 대학 입장에서는 그만큼 돈을 안줘도 되는 좋은 이유가 없다.
세금보고가 늦어진다면, 그때가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합리적인 추정에 의해서 먼저 제출한 뒤에 나중에 고치면 된다. 돈은 평등하지 않다. 그라나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없는 것은 돈일 수 있지만, 시간일 수는 없다.
셋째, 학자금 보조 신청은 학생과 부모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전문가에게 맡긴다고 돈을 더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CSS Profile만 하더라도 질문이 250개가 넘는다. 그러나 실수하지 않고 시간만 있다면 남에게 부탁할 일이 아니다. 주말 하루의 투자로 몇 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중에 보조금 결정서를 받으면 반드시 이의신청(appeal)을 고려해보자.
대학교도 일종의 비즈니스이고 학생에 대한 투자다. 가급적이면 자기들의 교육이라는 상품을 높은 가격으로 팔고 싶다.
충분한 사유가 있다면 이의신청을 꺼릴 이유가 없다. 진실로 증명된 가난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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