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사고가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생존자들은 여전히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WSJ는 “일부 탑승자들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지만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금모(53) 씨는 “한번은 기분전환을 하려고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쾅소리가 나는 장면에 충격을 받고 마비증세가 왔다. 진정제를 먹고도 몸 떨림 증세가 낫지를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금씨는 다니던 직장에 6개월의 병가를 내고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금씨는 “사고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몸이 떨리지만 의사는 2주일에 한번밖에 만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사고를 당하면 충격의 후유증으로 분노와 불안, 악몽 등이 수반되며 대부분은 수주가 지나면 진정된다. 그러나 금씨처럼 일부는 PTSD에 시달리고 우울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저널은 “미국 등 서구에서 PTSD는 비교적 인식이 잘 돼 있지만 아시아의 많은 나라에선 적절한 치료법이나 대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고기에 탑승한 7명의 상담을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정신과 김민영 닥터는 “PTSD 환자들은 몇시간 상담으로 치료되는게 아니다.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한국엔 트라우마 관련 전문의가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
강 모(42) 씨의 경우 부상당한 몸은 치료가 됐으나 정신적 충격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는 “집이 있는 시골엔 적절한 치료를 해줄 큰 병원이 없어서 공중보건소에서 한달에 한번 상담을 하고 있다. 숙면을 취하려면 수면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연수를 위해서 사고기에 탑승했던 그는 비행기타는 것이 두려워 지난 10월 해외여행계획도 취소했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2년 PTSD로 6950명이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5576명에 이어 25%가 증가한 수치다.
한국 정부는 7월 서울대병원에 1호 PTSD치료센터를 오픈했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4곳 이상 치료센터를 설립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임치영 변호사는 “한국에선 정신적 문제는 병원치료를 받을만한 병이 아니다라는 관념이 아직도 남아 있다. 정신적인 문제는 몸을 다치는 것에 비해 보상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WSJ는 금 씨가 사고이후 두가지 버릇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일기를 쓰는 것과 집 을 떠날 때면 늘 수면제를 챙겨가는 것이다. 그녀는 “의사는 일상생활로 돌아오려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사고 기억이 떠오르면 조절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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