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충격적인 한인 전동차사고 사진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뉴욕포스트가 설날의 공립학교 휴일지정을 요구하는 아시안 커뮤니티와 이에 동조하는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 등을 정신병자처럼 풍자해 파문이 일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25일 프런트면에 ‘LUNAR-TICS’라는 큰 제목 아래 ‘드블라지오와 비버리토가 설날 휴일을 주목하고 있다’는 작은 제목을 달았다. 이 기사는 전날 플러싱에서 멜리사 마크 비버리토 시의장과 그레이스 맹 연방하원의원 김태석 뉴욕주하원의원 등이 설날 휴일 지정 촉구 기자회견을 다룬 것이다.
문제는 ‘루나-틱스’라는 큰 제목이었다. ‘음력의(Lunar)’라는 단어에 명사형 접미사 ‘틱스(tics)’를 붙여 영락없이 ‘미치광이’ ‘정신병자’라는 뜻의 ‘Lunatic’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아시아권 독자들은 제목이 드블라지오 시장과 마크 비버리토 시의장 등 설날 휴교에 찬성하는 정치인들은 물론, 아시아 커뮤니티까지 조롱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인들은 지난 2012년 12월 뉴욕지하철역에서 고의로 떠밀려 사망한 고 한기석씨 사건 당시 뉴욕포스트가 전동차에 부딪치기 직전의 사진을 1면에 싣고 ‘이 사람은 죽을 운명이다’라고 큰 제목을 달았던 사실을 떠올리며 분노를 표했다.
플러싱의 박재현 씨는 “당시 사진은 뉴욕포스트가 선정적인 대중지라고 해도 인간의 생명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이번에 설날 휴교를 찬성하면 정신병자라도 되는 것처럼 매도한 것을 보니 구제불능의 매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뉴욕시 공립학교가 설날을 휴교일로 지정하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한인사회와 중국커뮤니티가 강력히 요구해 왔으며 드블라지오 시장은 후보 시절 설날 휴일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뉴욕포스트는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폭스TV의 자매지로 평소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타블로이드 판형의 대중 매체이다.
이와 관련,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은 27일 뉴욕포스트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최윤희 회장은 서한에서 “설날은 아시안에게 크리스마스처럼 중요한 날이다. 뉴욕포스트는 ‘세계의 지붕’ 뉴욕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아시아문화와 커뮤니티를 조롱했다”면서 “이 사회의 리더역할을 하는 언론매체인 당신들이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것인가”하고 물었다.
이어 “뉴욕포스트는 지난 2012년 한기석씨 사망사건에 이어 또다시 아시아커뮤니티를 무시했다”고 깊은 유감을 표하고 “설날 휴교는 아시안학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의 63%를 차지하는 아시아인들의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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