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 상임 지휘자, 15개월 장기 파업 속 결국 사임
▶ 재정난 겪고 있는 미 오케스트라 ‘연봉 삭감’, ‘구직난’ 심각
경제 불황으로 미 음악계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지난 해 오케스트라의 파업으로 사임했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 오스모 반스카가 이번 주말 SF 심포니를 지휘한다. 핀란드 출신으로 시벨리우스 전문 지휘자인 반스카는 지난 10년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미 굴지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키는 데 공헌한 일등 공신으로 15개월 간의 장기 파업으로 무직자로 전락, 미국내 현 오케스트라의 실정을 대변하고 있다.
미국내 오케스트라의 실정이 얼마나 심각한가하면 2011년 미국 내 ‘Big 5’의 하나인 110년 전통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바 있고, 재작년에는 부자 오케스트라로 꼽히고 있는 시카고 심포니 마저 연봉 마찰로 21년만에 파업을 경험한 바 있다.
베이지역을 대표하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역시 작년 3월 연봉 문제로 불시에 파업, 카네기 투어가 취소되는 등 물의를 빚은 바 있으며 뉴욕 시티 오페라는 아예 문을 닫았으며 가장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바 있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지난 1년간을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이 과정에서 지휘자는 옷을 벗었으며 오케스트라는 해체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저명 작곡가 등 음악인들이 나서 오케스트라 구명운동을 펼쳐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지난 주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연봉 삭감 15%에 합의, 일단 파업은 풀었지만 정규멤머 77명(95명이 정석)으로 다운 사이즈하는 등 정상회복을 위한 갈길은 멀다. 오스모 반스카는 이 과정에서 사려깊고 절도있게 행동, 멤버들에게 신임을 얻어 미네소타 복귀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미네소타(오케스트라)는 일단 2월 첫 2 차례 공연을 전 지휘자였던 Skrowaczewski, Tortelier 등에게 맡기며 반스카에 대한 재 신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한다. 경제가 몰락하면 문화(계)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다만 경영진의 현명한 경영전략이 한 단체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LA 필 등은 최고 경영자 데보라 보다의 활약으로 극심한 경기불황에도 불구, 지난 3년간 축적된 흑자액이 2,88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LA 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도시들은 사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미네소타는 그렇다치고 루이빌 심포니의 경우는 2010년에 파산했으며 호놀룰루 심포니, 시라큐스 심포니 등은 아예 문을 닫고 말았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파업사태 등은 이러한 파산 만은 막고자하는 경영진과 연봉삭감을 거부하는 멤버들과의 마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경우 지휘자에게는 240만달러(3년만에 80만달러 인상)씩이나 안겨주면서 쥐꼬리 연봉의 멤버들의 연봉을 동결한 것이 파업의 원인이 되었지만, 대체로 불황 속에서 멤버들의 연봉 삭감이 파업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뉴욕 필과 LA 필 정도만이 연봉 15만 달러가 넘을 뿐 연봉 1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오케스트라가 허다한 가운데, 당분간 먹고살기 위한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구직난이 미 음악계의 화두로서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아무튼 악조건 속에서 분투해 온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오스모 반스카에 대한 SF 팬들의 열렬한 격려의 박수가 예견되는 가운데 반스카는 이번 연주회(31,1일 저녁 8시)에서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6’번과 교향시 ‘Night Ride and Sunrise’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와 스트라빈스키의 작품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www.sfsymphony.org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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