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FL 사상 최고의 시즌이 최고의 실망으로
▶ 브롱코스 QB 매닝, 또 다시 빅게임서 쓴잔
페이튼 매닝은 이번 시즌 NFL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최고의 실망과 좌절을 맛보고 말았다.
덴버 브롱코스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또 다시 ‘큰 경기에 약하다’는 딱지를 떼어내지 못했다.
매닝의 어깨를 타고 올 시즌 NFL 한 시즌 최다득점과 최다 패싱야드 기록을 수립한 브롱코스는 2일 벌어진 수퍼보울 XLVIII(48)에서 시애틀 시혹스의 철벽 디펜스에 막혀 턴오버 4개를 범하면서 달랑 1개의 터치다운으로 8점을 뽑아내는데 그치면서 43-8로 참패를 당했다.
이 완패로 브롱코스와 매닝은 각각 역대 최강의 오펜스와 최고의 쿼터백으로 올라설 기회를 놓치면서 오히려 시혹스 디펜스를 역대 최고의 유닛 중 하나로 만들어 주고 말았다.
수퍼보울 전날인 지난 1일 커리어 통산 5번째로 리그 MVP로 선정된 매닝이 NFL 사상 가장 위대한 쿼터백 중 한 명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NFL 역사상 리그 MVP를 4번 이상 수상한 선수는 매닝 밖에 없고 올 시즌 그가 기록한 5,477야드 패싱과 55개 터치다운 패스는 NFL의 시즌 신기록이다. 브롱코스 오펜스가 올 시즌 기록한 606점 역시 NFL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 많은 사람들은 매닝의 포스트시즌 성적을 손가락질하며 그를 역대 최고라고 단언하기를 거부하고 있고 이번 수퍼보울에서 그의 퍼포먼스는 이들의 주장을 반박할 수 없게 만들고 말았다.
이날 매닝은 49개의 패스를 시도해 수퍼보울 기록인 34개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280야드 패싱과 터치다운 패스 1개를 기록했지만 치명적인 2개의 인터셉션을 던졌고 브롱코스는 이날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시혹스의 디펜스를 전혀 뚫지 못했다.
매닝의 이날 쿼터백 레이팅은 24.4에 불과, 지난 2006년 렉스 그로스만이 7.1을 기록한 이후 최저기록을 세웠다. 그는 또 커리어 수퍼보울 전적이 1승2패로 떨어졌고 플레이오프 전적은 11승12패로 다시 승률 5할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특히 생애 8번이나 팀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패배의 고배를 마신 바 있어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는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샌디에고 차저스와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를 연파하고 수퍼보울까지 올라 그런 딱지를 날려버릴 찬스를 잡았지만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매닝은 “우리는 위대한 팀과 겨뤘다”면서 “이기려면 정말 뛰어난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완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수퍼보울에서 퍼포먼스가 부끄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전혀 부끄럽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다’는 말은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시혹스 선수들도 매닝을 비판하지는 않았다. 시혹스 디펜시브 엔드 마이클 베넷은 “페이튼은 아직도 역대 최고의 쿼터백”이라면서 “이번 패배가 그의 유산을 파괴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코너백 리처드 셔먼도 “매닝은 명예의 전당 선수이고 살아있는 전설”이라면서 “그가 이번 시즌과 커리어동안 이뤄낸 모든 업적을 생각할 때 그를 비난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업적에도 불구, 승부는 결국 결과에 포커스가 맞춰지기 마련이고 매닝의 빅게임 결과는 모두에게 의문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수퍼보울에서 드러난 브롱코스의 무기력한 모습 역시 팀 리더로서 매닝의 능력을 의심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시혹스의 디펜시브 태클 토니 맥대니얼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시혹스의 퍼시 하빈이 87야드 킥오프 리턴 터치다운을 터뜨려 리드가 29-0으로 벌어지지 브롱코스가 승부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29점차로 앞서자 상대의 투지가 사라진 것이 느껴졌다. 전체 팀이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차이가 얼마가 벌어졌든 수퍼보울에서 자기 팀이 포기했다는 인상을 주게 만든 것은 리더에 책임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매닝으로선 ‘드림’ 시즌 마지막 경기에 찾아온 ‘악몽’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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