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명사고 부른 잘못된 교차로 신호체계
▶ 충돌사고로 어머니 잃은 피터 심 변호사 소송
뉴저지 해켄색 폴리플라이 로드와 서든 애비뉴교차로에 좌회전 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표지판 설치전의 모습.<출처=구글맵>
지난해 1월 뉴저지 해켄색의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교차 도로에서 튀어나와 좌회전을 시도하던 차량과 충돌했다. 이 충격으로 당초 직진을 하던 차량은 전신주와 2차 충돌을 하게 됐고, 곧이어 70대 한인 탑승자 2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고의 잘잘못을 가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좌회전을 하기 위해 교차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차량의 부주의로 인한 과실이 너무도 명백했기 때문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가해차량의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이후 협상을 거쳐 적절한 보상금을 협의하는 것 외엔 특별히 손쓸 일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당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심정숙(당시 72세)씨의 아들 피터 심 변호사의 생각은 달랐다. 물론 가해 차량이 잘못을 했지만 도로를 관리하는 타운과 카운티 정부에도 분명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이다.
실제 사고가 발생한 폴리플라이 로드는 커브길로 서든애비뉴 교차지점에 정지한 운전자가 자신의 왼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확인하기엔 충분한 시야확보가 되지 않았다. 신호등이 설치돼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스탑사인(정지 표지판)에 한번 멈춘 운전자가 양쪽을 번갈아 확인한 뒤 급하게 좌회전을 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도로였다.
결국 심 변호사는 자료를 뒤지던 중 1988년 동네주민이 해당 도로의 좌회전을 금지해달라는 편지를 시정부에 보냈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주정부의 현행 교통법규상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좌회전을 하려면 최소 400피트의 시야가 확보돼야 하지만, 해당도로의 시야는 불과 330피트 밖에 안 된다는 사실도 확보했다. 심 변호사는 이미 늦은 일이었지만 당국이 애초 좌회전을 금지만 했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곧바로 심 변호사는 해켄색 시정부와 버겐카운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정확히 2개월이 지난 뒤 시정부는 해당 도로에서의 좌회전 금지를 결정했다. 물론 이를 알리는 ‘좌회전 금지’ 표지판도 2개나 설치했다. 25년전 주민의 건의에도 요지부동이던 시정부가 이번 사고로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건 안타깝지만 그래도 추가 사고를 막고,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심 변호사는 안심했다. 심 변호사는 “어머니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늦게나마 좌회전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다행”이라면서 “어머니께서도 뿌듯해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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