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래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기록적인 눈 폭풍 등으로 즐겁지만은 날들이었지만 금융시장에는 연일 봄소식이 오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작년에 30% 오른데 이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가계 재산이 25조 달러에 달하는 주식, 또한 25조 달러에 달하는 주택 가격 등을 포함하여 총 80조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미국 1인당 자산가치도 25만 달러를 넘는다.
이러한 긍정적인 소식은 며칠 전 포브스잡지에서 발표한 세계 최고 부자 리스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레바논에서 이민 온 멕시코의 재벌 카를로스 슬림에게 수년간 내어줬던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올해에는 다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이다.
포브스 부자 리스트 발표가 있던 날 투자론 강의 시간에 이 이야기를 소개하였더니 한 학생이 교수님들은 투자에 대해서 남들 보다 훨씬 많이 아실 테니 이미 부자이시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제는 20여 년간 거의 매학기 마다 받아온 질문이라 당황함 없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선수의 감독은 금메달 보다 높은 다이아몬드메달을 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답변으로 넘기곤 한다.
세계 최고 부자의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로 2위의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중남미 통신시장으로, 3위인 스페인의 오테가는 한국에도 진출한 중저가 종합 의류회사 자라를 통해, 4위의 전설적 투자가 워렌 버핏은 주식투자로, 5위의 엘리슨은 오라클이라는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었다. 그 다음에 나라별로 부자를 소개하니 또 다른 의류 종합회사들인 스웨덴의 H&M, 일본의 유니클로, 또한 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챗, 타이완에서 애플회사 제품을 만드는 혼하이 등이 나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부 본인이 부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소개했더니 전세계 1,000대 부자에 드는 한국의 10대 부자는 전원 물려받은 재벌인 것이다. 세계 1,650명 1조원 클럽 부자 명단에 27명의 한국인이 포함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었으나 대부분의 한국 부자들이 자수성가형 보다는 물려받은 부자라는 것은 어딘가 필자를 머쓱 하게하고 한국 젊은이들에게 기회가 적은 나라로 비쳐질까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당연하게도 학생들은 자기들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이야기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의 학교가 있는 그리니치를 비롯 최고 부자 동네 등이 포함된 커네티컷주의 부자를 찾아보았더니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2위도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등 대부분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있었고, 한인들이 많은 뉴저지 주의 최고 부자들도 대부분 헤지펀드 매니저들이었다. 예외가 있다면 커네티컷에는 하얏트 호텔의 상속녀로 일찍이 애플 컴퓨터에 많은 재산을 투자하여 큰돈을 번 프리즈커여사, 또한 41,0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로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회사가 된 서브웨이의 피터 벅이 있었다.
이렇듯 헤지펀드 등을 통한 금융 산업에서 많은 부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수성가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개별 주식보다도 옵션, 선물, 채권, 외환거래 등에서 많은 수익을 올렸다니 우리들도 투자대상을 넓혀야 할 것이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자기는 투자론 같이 숫자를 많이 쓰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사람들 만나고 사교하는 게 좋단다. 그럼 희망이 없는 것이냐고 묻기에, 더스틴 모스코비치라는 20대 젊은이를 아느냐 했더니 모른단다.
그는 20대에 한국 현대그룹 정몽구회장과 어깨를 겨루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데, 바로 페이스북 창업주 주커버거와 대학 때 기숙사 방을 같이 쓴 인연으로 그를 도와 조금 받은 주식 가격의 상승으로 큰돈을 벌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서브웨이의 피터 벅도 회사 운영에 전혀 관계없는 물리학자였지만 서브웨이를 창업한 프레드 디루카에게 단돈 1,000달러를 주고받은 주식 가격의 상승으로 재벌이 됐고,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스티브 발머도 빌 게이츠와 대학 기숙사 방을 같이 쓴 인연으로 주식을 받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폴 알렌은 고등학교 때 친구 없는 빌 게이츠와 같이 놀아준 인연으로 재벌이 됐듯이 본인의 능력 외에도 주변의 친구, 친지들과 잘 융합해 지내는 것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니 앞으로는 친구와 친지들에게 더 잘하라고 하면서 답을 맞혔다.
이렇듯 부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분배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상위 1%가 전체 주식의 반 이상을 소유하고 상위 10%는 미국 총 주식의 90% 이상을 갖고 있고,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자산의 경우에는 미국 상위 10% 부자가 전체의 75%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것은 세계 2위의 경제로 부상한 중국과 비교하면 낫다. 1995년도에는 중국 상위 10% 부자들이 중국 전체 부의 30%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중국 상위 10% 부자들이 중국 전체 부의 거의 90%를 소유하고 있다하니 머지않아 중국에서도 분배에 관한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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