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출신으로 후배들에게 인맥과 경험 전수
▶ 실리콘밸리의 톱 50 엔젤투자자
한국 창업 기업인들에게 끈끈한 애착
기술도 중요하지만 창업가의 인성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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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구글에서 근무한 직원들 간의 우애는 남다르다. 다민족 인종간의 벽은 기술 세계라는 울타리 안에선 ‘모두 하나’라는 의미일터인데 특히 구글을 떠난 전 직원들은 ‘Ex-Googler’라는 뜻을 가진 ‘XG’라는 의미의 모임이나 기업을 같이 창업하기도 한다.
구글이 공룡 기업으로 성장하기 전 초창기에 입사해 지금은 구글을 떠나 자신의 인맥과 경험을 후배 창업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는 한인이 있어 화제다.
전 구글 직원들이 만든 실리콘밸리의 엔젤펀드 ‘XG Ventures’를 설립했고 지금은 한국 창업 기업들을 중점으로 보육하고 있는 ‘KStartup‘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데이빗 리씨(43)가 그 주인공이다. 데이빗 리씨는 역시 미국 로칼 창업가들에게 네트웍과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Tomorrow Fund를 설립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가 새삼스럽게 한국 창업기업들을 육성하기로 나선 배경이 흥미롭기만 하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소수민족의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외국인들과 비교해 적지 않은 열등의식도 느낄 때도 많았고, 정말 외로웠습니다. 이제는 이 분야에서 저 나름대로 기반을 닦았다는 생각아래 젊은 한국 창업가들을 지원해서 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창업가의 외로움을 덜어줄까 합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으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한국 창업가들에게 지름길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데이빗 리. 그는 닷컴 버블이 꺼질 무렵인 지난 2000년 구글에 입사했다. 그가 입사할 당시의 구글의 전체 직원은 200명 남짓, 현재 구글 직원이 6만명이 넘었다고 하니 구글에서의 그의 입지가 대단하기만 했다.
“시카고 인근의 대학을 졸업하고 인터넷회사에 근무할 때 여자동료가 ‘누군가 AOL메신저를 통해 괴롭히니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글로 메신저명을 검색해봤더니 그 동료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여자 친구의 남자친구가 범인이었습니다. 구글의 위력을 실감했죠. 그러던 차에 중국에서 잠시 근무하면서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를 만나 친분을 나눴습니다. 마음이 잘 통했어요. 그러더니 2달 후에 구글로 오라고 제안하더군요.”“구글은 사람을 뽑을 때 ‘공항 테스트’라고 이름 붙인 면접방식을 사용합니다. 면접을 하는 직원들에게 ‘3시간 동안 공항에서 함께 비행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 사람과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를 평가해보라는 것이죠.
한마디로 성격이 독특하거나 사회에 반항적인 사람을 선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구글 캠퍼스 분위기는 마치 대학 교정과 같이 밝고 직원들 간의 친밀감이 돋보인다. 또한 구글 직원들 간의 친분도 남다르다.
디렉터까지 직급이 오르면서 6년간 근무했던 구글을 떠난 그는 적지 않은 돈을 모았고 역시 구글을 그만둔 동료들과 함께 얼리 스테이지(초기 창업) 단계의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XG Ventures’를 설립하고 지난 2012년까지 공동 대표로 근무한다.
당시 ‘XG Ventures’가 투자한 회사들의 면모를 보면 트위터에 인수된 Tapulous, 페이스북에 인수된 Chai Labs, 게임 회사인 징가에 인수된 aBitLuck 등 적지 않은 성공 포트폴리오들이다.
페이스북, 트위터도 초기에 투자했고, 40여 개 회사에 더 투자했는데 이중 절반이 구글, 페이스북 등에 매각됐다.
미국의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인 록더포스트는 전설적 엔젤투자자인 론 코웨이, 콤비네이터 설립자 폴 그래엄, 페이팔 창업자 피터 씨엘 등과 함께 그를 ‘탑 50 엔젤투자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의 성공적 스토리는 비즈니스 위크나 Inc 매거진 등 미 주요 경제지에 게재된 바 있다.
이런 인맥을 십분 활용해 한국에 투자 기법을 접목시킨 ‘KStartup’은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 보육 센터인 ‘Y컴비네이터’와 유사한 3개월 보육 프로그램이 사업 주체이다.
“구글 본사가 돈을 대고, 구글 코리아가 공간을 대며, 저는 멘토링과 인맥을 지원하고 있어요.”지난 6년간 엔젤 투자자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창업가들의 자질은 기술보다는 인성이라고 말한다. “초창기는 기술이 우선이었죠. 그런데 투자를 거듭할수록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죠. 동료들과 그리고 투자자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시장 변화에 빠른 적응력이 뛰어나요.”구글의 직원 채용 가치와도 일치한다.
“지난 수년간 1년에 3-4회씩 한국을 오가며 창업 생태계를 유심히 봤다”는 그는 창업 기업이 성장하기 까지 연결 고리가 강하지 않고 창업가들도 자신감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창업 기업인들을 북돋아 주고 지원 해줄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 되어야 합니다. ”좋은 실례로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를 꼽았다. 스타트업 하기가 매우 수월하기 때문이란다.
그 이유는 직업이 변호사가 되었든 회계사가 되었든 대다수의 사람이 기술과 관련 된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은 한국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저하고 있는 혁신 분야에 뛰어들어 혁신의 속도를 높여 줄 핵심 주체들입니다. 스타트업들이 잘 성장하면 한국 전반의 경제 성장, 고용 증대, 외화 획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한국이 미국을 앞서는 분야들도 생기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 하도록 돕는 것은 개인적인 소망이자 사명이라고 다부진 의욕을 보였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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