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미국에 와서, 먼저 자리 잡은 사람들을 보니 플래스틱 카드를 내면 물건을 그냥 주는 것 같아 특권층처럼 보였다. 학생 시절 어느 카드 회사에서 사전 허가가 났다며 신청하라는 편지를 받고는 신이 났다. 서류에 요구한대로 기입해서 보냈더니 신용 기록이 빈약한데다 수입이 모자라 기각했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학교 졸업을 앞두고 직장을 구할 때에는 안보 분야라, 범죄 기록은 물론이고 운전 기록에다 크레딧 조사까지 했다. 행적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기 성찰과 자기 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이 남침한 6.25 전쟁은 아무런 사전 준비 없던 한국군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전선이 낙동강까지 내려와 적화 통일을 눈앞에 둔 김일성의 야욕을 더욱 불태웠다. 경북 칠곡군 다부동에서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이곳에서 국군은 연합군이 도착할 때까지 큰 희생을 내면서도 버텼다. 낙동강 방어선은 대한민국 최후의 방어선이었다.
이 전투 중 북한군 포병 대대장인 정봉욱 중좌가 휘하 병사들에게 “나를 따르라”며 국군에 투항하였다. 그는 북한군의 대포 및 위장 대포 등이 기록된 작전 지도를 소지함으로써, 그의 공은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도록 한 초석 중의 하나로 기록된다. 귀순 후 그는 국군 중령 계급을 받아 복무했다, 그 후 논산 육군 훈련소장, 육군 3사관학교장을 거쳐 소장으로 예편했다. 그와 그의 병사들의 귀순은 대한민국을 위해 확실한 열매를 맺었다.
한국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야당들이 시끄럽다. 구 정치인들에 식상한 국민들은 참신한 새 인물을 갈급하게 바라던 중 안철수라는 다크호스가 나타나 기대를 한껏 부풀렸었다. 그런데 그의 행적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새 정치를 하겠다 면서도 낡은 정치인들의 문간을 기웃거리며, 자신이 하는 말을 스스로 허구로 만들면서 민주당으로 귀순했다.
독단적으로 ‘나를 따르라’며 합당에 나선 그를 두고,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는 참모 윤여준 씨에게 ‘호랑이는 없더라’는 그의 발언은 새 정치인이 아니라 아마추어 정치인의 발언이다. 그는 호랑이 굴에서 권노갑, 정대철, 김상현 전 의원 등 늙은 호랑이들을 먼저 만나 기가 꺾이지 않았던가? 그는 민주당이라는 호랑이 굴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호랑이들이 서식하고 있는지 아직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그는 아직 검증받지 않은 정치인이다. 연고도 없는 노원구에 슬그머니 이사 가서 터를 잡는다며 보궐 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었다. 보궐 선거 때마다 한자리 하겠다며 침 흘리는 구 정치인들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그의 행적은 어이없는 새 정치라 하겠다.
부산 시장 후보로 오거돈 전 장관을 영입하지 못한 것은 그의 정치 역량의 한계를 보여준다. “오거돈 오거든 묻지 말고 찍어주자”라는 오 후보의 선거 구호는 안철수의 후광이 없어도 된다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서울 시장에 나온다고 했다가 경쟁자에게 내어주고,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했다가 슬그머니 또 내어주고, 새 정치의 정당을 만든다고 했다가 구 정치인들과 양손을 잡았다. 이 일들을 통해 제대로 된 새 정치 크레딧이 안 보인다. 그의 정치 행적으로 보면, 구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 행적과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나를 따르라’며 시작한 합당은 아직도 한국민들의 호응을 크게 얻지 못하니, 그의 새 정치 크레딧 카드는 기각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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