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올해 두 경기 12이닝 12K 무실점 환상 피칭
▶ 커쇼-그렌키와 어깨 나란히 하는 공동 에이스로 격상, 4일 홈 개막전 선발 등판 유력
류현진이 30일 파드레스전에서 1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넘기는 이닝 엔딩 병살타를 유도해 낸 뒤 캐처 A.J. 엘리스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올 시즌 개막과 함께 급속히 에이스급 레벨로 올라서고 있다.
개막 전까지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렌키 투톱의 뒤를 받치는 탄탄한 제3선발로 평가됐으나 다저스가 시즌 개막 후 단 3게임을 치른 현재 류현진의 위상은 벌써 에이스급으로 격상된 느낌이다. ESPN.com은 당장 31일 “류현진이 새로운 레벨에 도달하고 있다”는 칼럼을 올려 이런 느낌이 일부 한인팬들만의 생각이 아님을 반영했다.
사실 올 시즌 첫 두 차례 등판에서 보여준 류현진의 피칭은 ‘에이스’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는 초특급 수준이다. 그렌키를 대신해 나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지난달 22일 호주 원정시리즈 2차전에서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류현진은 미 본토 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진 30일 샌디에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서 커쇼를 대신해 선발로 나서 7이닝동안 파드레스 타선을 3안타 3포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 경기 합계 12이닝동안 실점이 없는 것은 물론 단 5안타만을 내주고 탈삼진 12개를 뽑아냈다. 커쇼나 그렌키가 나왔더라도 이보다 더 잘 던졌을 수 없을 정도다. 두 경기에서 방어율 ‘제로’를 유지하며 이닝당 삼진 1개씩을 잡아낸 투구내용이 실로 눈부시다.
ESPN Los Angeles의 마크 색슨 기자는 “클레이튼 커쇼를 부상자 명단(DL)에 올리며 에이스가 필요해진 다저스에게 류현진은 첫 두 차례 출격에서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그가 오는 금요일(4일) 다저스 홈 개막전에서 커쇼를 대신해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30일 류현진의 투구내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번 시즌부터 그립을 바꾸어 구사하기 시작한 커브의 위력이다. 첫 두 이닝에서 초반 위기를 잘 넘긴 뒤 3회부터 류현진은 지난해보다 훨씬 타이트하게 들어가는 커브를 구사하기 시작하며 파드레스 타자들을 일방적으로 압도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18명 중 17명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커브는 최고의 무기로 떠올랐고 류현진은 그야말로 ‘크루스 컨트롤’ 모드로 여유있게 파드레스를 압도했다. 믿었던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이 8회 리드를 날려버리지 않았더라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모든 팀들이 1승도 올리기 전에 이미 2승을 올리는 초유의 기록을 세울 뻔 했다.
이날 류현진이 보여준 새로운 커브는 그를 확실한 에이스로 올려놓는 좋은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처 A.J. 엘리스에 따르면 과거 류현진의 커브는 손에서 볼이 떠나는 순간 타자가 커브임을 알 수 있는 루프를 그리며 나왔으나 그립을 바꾸고 던지는 새 커브는 그의 다른 구종들과 흡사하게 출발해 구분이 쉽지 않다고 한다.
엘리스는 현진은 지난해 커브가 잘 들어가는 경기에서 가장 좋은 피칭을 했다”면서 “그가 그 볼(커브)를 던지기 시작하는 순간 바로 그가 전에 던졌던 커브와는 다른 볼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커브는 그가 던지는 나머지 3개 구질(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와 같은 선에서 출발하기에 타자들에게 또 다른 혼돈을 유발시킨다”면서 “이 커브를 통해 그는 더욱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였다.
색슨 기자는 류현진이 정말로 막강한 위력의 새로운 커브를 개발해낸 것이라면 그는 커쇼의 레벨에 한 걸음 더 육박한 것이라며 다저스로서는 그보다 더 좋은 소식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커쇼의 부상이 당장은 심각하지 않아 보여도 언제 훨씬 심각한 문제로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류현진의 에이스급 변신은 다저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엘리스는 “지난해 류현진에 대한 의문점은 모두 완전하게 응답됐다. 그는 올해 2년차로 정말 최고의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우리는 이길 찬스가 훨씬 높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빅리그에 온 지 불과 1년 만에 이젠 팀 에이스급으로 눈부신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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