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라캬나다와 라크라센타, 패사디나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업을 하는 한인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 한인 부동산업자는 그동안 한인들의 선호지역으로 각광을 받던 이 지역에 중국인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자신도 주요 공략 목표를 중국인들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몇 가지 공통점을 얘기했다.
우선 집을 알아보는 중국인 고객들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이민자가 아닌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주류라는 것이었다. 또 이들은 미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재산세, 내부구조, 주방기구 및 시설 등에 대해서는 별 관심없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땅이란다. 만약 널찍한 땅이 없다면 그 집은 거래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첫 인상이 마음에 들면 가격에 상관없이 곧바로 구입 의사를 밝힌다는 점도 다른 바이어들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여느 손님들에 비해 거래가 훨씬 쉽고, 수월하다고 전했다. 당연히 중개료 수입에서도 훨씬 이득인 셈이다. 그래서 그는 최근 영업방식을 바꿔 온라인으로 중국의 예비 고객들에게 매물로 나온 정보들을 제공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미리 물건을 보여주고 미국에 도착하면 다시 한 번 직접 확인한 뒤 구입여부를 결정토록 하기 위함이다.
최근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 열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다소 무모하다고 느낄 정도인 이들의 거래방식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오죽하면 그들의 바잉 파워에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Zillow)마저 중국의 온라인 업체와 손잡고 미국의 부동산 매물정보 제공에 나선다고 발표했을까.
중국인들의 힘은 부동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요우커’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미 세계를 누비고 있고, 미국의 관광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되고 있다.
연방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미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40만명에 불과했지만, 불과 5년만인 2012년에는 150만명에 육박했다. 그리고 이들이 미국에서 쓰고 간 비용이 무려 90억달러나 됐다. 해마다 급증하는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몇몇 여행사들은 이미 내년에 사용할 버스계약까지 마쳐놓은 상태라고 한다.
세계 비즈니스 여행에서도 이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올해 이들의 예상 지출규모는 전체 시장의 16.5%인 2,600억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17.8%로 증가하면서 3,000억달러를 넘어서며 그동안 1위를 독차지하던 미국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엽적인 것이지만 지난 여름 캐나다 뱅쿠버를 방문했을 때 안내를 맡았던 지인이 “중국인들이 떠난다면 지역경제는 한 순간에 무너질 것”이란 얘기가 빈 소리가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최근 타운 내 화장품 업계 및 식당 등에는 중국인 손님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K팝과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 등에 힘입어 한인타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우리도 본격적으로 ‘차이나 머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인 비즈니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업종별 마케팅 전략이 무엇보다 급선무다. 한인 비즈니스를 찾아오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 일반 소매업에서 부동산, 금융 등 전 부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베트남 커뮤니티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든그로브에서 일부 한인 업소들이 가장 초보적인 단계지만 베트남 직원을 고용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또 세일 품목 등을 그들의 언어로 표시해 놓는 것도 좋은 예다.
막강한 현금 파워로 무장하고 미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 미국을 구경하러오는 ‘요우커’ 모두가 이제 우리의 시장으로 다가왔다. 한인 소비자에게만 의존하던 것에서 탈피해 바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눈앞에 놓인 시장을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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