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펼쳐지는
▶ 중견작가의 ‘fire Script’(불로 쓴글)
4월10일-6월15일까지
중견작가 원미랑씨는 공격적이고 실험적인 예술을 추구한다. 83년, 베이지역에 둥지를 튼 뒤 그녀가 추구해 온 작품세계는 변화의 연속이며 나비로 부화하려는 노력이었다. (프랑스)솔본느를 졸업하고 귀국, 모교(서울대)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지만 그녀의 운명은 넓은 신대륙에서의 삶… 새로운 예술적 도전이었다. 뉴욕을 거쳐 베이지역에 도착, 캘리포니아의 강렬한 태양이 맘에 들어 정착을 결심했지만 예술가로서의 그녀의 삶은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인생 속에서… 자연 속에서… 시간 속에서, 빛 속에서 자신과 예술과의 싸움을 계속해 왔지만 예술은 어떤 절대자와의 만남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비상의 날개… 나비의 꿈이었다.
그녀가 강철망의 재료로 선택하여 불로 태우는 작업을 시작한 것은 다소 승화의 요소를 담고 있다. 강하면서 잘 굽혀지지 않는 터프한 재료를 써서 열을 가하는 작업은 마치 다듬어지지 않는 야생의 돌을 다듬듯 불확실한 삶과 미래를 개척해보려는 도전 정신이기도 했다. 이렇게 완성된 그녀의 작품은 언뜻 비단폭 처럼 부드럽지만 그 속에 꿈틀거리는 강렬함과 불꽃의 환영은 예술가의 삶이 얼마나 치열해야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베이지역에서 여러차례 전시회를 열어온 바 있는 그녀였지만 이번 전시회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작년 가을 산타클라라 대학의‘디 쎄이쎗 미술관’에 들렀을 때 분위기와 넓은 공간이 무척 맘에 들었다. CD에 작품들의 이미지를 담아 보냈는데 반응이 의외로 빨라, 그동안 꿈꾸어 왔던 작품세계를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행운을 잡게 되었다. 그녀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장자의 ‘호접몽’을 얘기한다. 강철망이란 재료를 사용하여 그것을 용접 토치로태우는 과정을 통해, 완성 작품은 그것과 완전 다른 ,비단같이 곱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게되는 승화랄까, 터프하고 날카로운 망을 예술 작업을 통해 아름답게 변신해가는 과정은 마치 인생을 닮은 것 같다고 한다. 주어진 여러 조건을 극복하고 변화시켜서 나름대로 조화 (harmony)랄까, 숨겨진 아름다움을 창조 해 가는 과정은 마치 불꽃을 따라 하나 하나 자유롭게 선을 붓으로 화선지에 글을 써내려 가는것 같다. 밑 바닥 그림도 없이, 손이 가는대로, 불꽃이 가는대로, 마음을 비우고 태워 가면, 나름대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데 이는 ‘자유와 해방’ 그 자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fire Script’(불로 쓴글)이라 명명한 원씨의 이번 전시회 준비 기간은 5-6개월. 그동안 디 쎄이쎗 미술관 공간에 맞게 새로운 작품들을 다수 첨가하였다. 14점의 철망 작품이 하나의 설치 작품으로 구성되는 등 작품 수는 적으나 넓은 미술관의 공간을 활용, 8자 높이 8자 넓이의 대작들을 여러점 보이게 된다. 원씨는 1973년 빠리의 뱅쌩 꽃공원에서의 첫 초대전을 연 이후 빠리 현대 미술관, 그랑 빨래 등에서 그룹전을 했었고, 뉴욕을 비롯 San Francisco 의 여러 artfair, Triton Museum, San Francisco Asian Art Museum, Pacific Heritage Museum등등에서 전시회를 연 바 있다.
▶기간 : 4월10일-6월15일(화- 일, 11am-4pm)
▶장소 : de Saisset Museum Santa Clara University(500 El Camino Real, Santa Clara, CA)
▶연락 : (650)464-4829, (408)554-4528 www.scu.edu/desaisset
<이정훈 기자>
디 쎄이쎗 미술관의 큐레이터 Lindsey Kouvaris씨와 함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원미랑씨(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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