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솟는 식재료 가격
▶ 쌀.육류.수산물 등 올라도 너무 올라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한식당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맨하탄의 한 한식당에서 웨이터가 반찬을 서빙하고 있다. <김소영 기자>
손님 떨어질까 메뉴가격 맘대로 못 올려
플러싱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가격 인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A씨는 “지난 해 가격을 올렸는데, 그새 육류 가격이 등 너무 올라버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재료비 부담은 급증했는데 다시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치솟는 식재료 가격만큼 한인 업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는 물론이고 쌀, 생선, 채소, 과일 등 거의 모든 재료 가격이 올랐지만 메뉴가격은 올리지 못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한 한인 업주는 “한식의 특성상 재료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반찬을 줄이자니 경쟁에서 밀릴까 걱정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재료비 얼마나 올랐나?
가장 크게 오른 품목은 육류다. 쇠고기의 경우 올해 1분기 전국 평균가격은 파운드당 5달러55센트다. 연내로 5달러67센트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5달러29센트에 비하면 약 7% 상승한 값이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3월 전국 평균가격이 3달러83달러로 4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이 쌀의 가격 상승도 심각한 수준이다. 캘리포니아에 닥친 가뭄의 여파로 식당으로 공급되는 쌀 도매가격도 30% 이상 뛰었다. 플러싱 식당가에 공급되는 40파운드짜리 쌀 가격은 현재 26달러다.
지난해 가을 공급 가격은 20달러 수준이었다. 특히 쌀은 한식당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한식당들이 느끼는 가격 압박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야채와 과일 가격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값인 라임은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무려 400% 뛰었다. 라임 가격 급등으로 일부 월남국수 전문점에서는 라임 대신 레몬을 내놓거나 요청 고객에게만 라임을 제공하고 있다.
수산물도 가격 상승 바람에서 예외는 아니다. 연어는 최근 kg당 8달러50센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 미국 내 새우 수입가격은 지난해보다 45%오른 kg당 12달러61센트를 기록했다. 일식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어는 30-40%, 옐로우 테일 등 주요 횟감들의 가격도 올 들어 10% 이상 뛰었다.
■재료비 적정선은 넘어선지 오래
한인 업주들에 따르면 재료비 적정선은 허물어진지 오래다. 지난해보다 고객이 늘긴 했어도 재료비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실제 수익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재료비 적정선은 25~30%지만 현재 실제 부담률은 40%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
BCD북창동 순두부는 지난해 11월 바비큐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또다시 LA갈비 등 일부 메뉴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다. 이한민 본부장은 “LA갈비의 경우 20달러 미만으로 판매를 해왔는데, 가격을 올린다면 손님들이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을 심사숙고 중”이라며 “원가는 18% 인상된 반면 경기 회복은 그에 못 미치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
한인 업소들은 가격 인상 부담을 덜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대형 한인 업소들의 경우 바잉파워를 앞세워 사정이 그나마 괜찮지만 소형 식당들의 경우 재료비 부담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최근 한 식당은 홀 서빙 인력을 주중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수라청의 황선자 사장은 “우리집은 그나마 남편과 내가 직접 요리를 하니까 나은 경우”라며 “재료비를 포함 모든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인건비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상 압박을 참다못해 가격을 올리는 곳들도 있다. 최근 한 식당은 2주전 런치 메뉴의 품목을 줄이거나 1-2달러 인상했다. 이 업주는 “4년 이상 동결했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대신 음식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손님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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