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학교에서 선생님들께 늘 궁금했던 것은 아이와 한국말을 사용하기에 혹시 내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부족한 면은 없을까였다. 무엇이든지 긍정적으로 얘기해주는 선생님들 덕에 안심 하긴 했지만, 혹시라도 미국인들이 다 아는 어휘나 지식 면에서 부족하거나 소수민족으로 자신감이 없으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은 계속되었다. 학교에서 같은 마음과 걱정을 가진 한국 엄마들을 만나며, 우리는 한국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기위해 힘을 합쳐 해마다 학교에서 있는 다문화 행사에서 한국부스를 만들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정규과목으로 배우는 세계사 커리큘럼 속에 한국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는 것으로 인해 우려는 한층 더 깊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국 엄마의 열정을 발휘하여 선생님들께 한국음식을 대접하기로 했다. 우리의 ‘스승의 날’과 같이 미국 학교에서 갖는 ‘스승감사의 주간’에 ‘한국식 점심’을 대접하는 것 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올해로 4년째다. 한국학부모회로 모인 엄마들은 매년 5월이 되면 함께 선생님들을 위한 식사준비를 한다. 올해도 생선전과 산적을 부치고, 잡채재료를 만들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렇게 준비된 점심식사를 더 빛내기 위해 손재주가 좋은 엄마들이 멋진 꽃장식과 테이블 장식으로 ‘학교도서관’을 선생님들을 위한 멋진 연회장소로 만들어 주었다.
80여명의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이 뷔페식으로 차려진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도착했다. 올해 새로 부임한 한 선생님은 동료교사에게 한국 엄마들이 차려준다는 점심식사에 대해 1년 내내 들었다고 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선생님들은 우리가 대접하는 한국음식들을 잘 안다. 김치도 제법 인기가 있고, 조리법을 물어오는 선생님, 한국음식점을 추천해 달라는 선생님까지 한국음식에 대한 정겨운 대화가 오간다. 한국 음식을 좋아해주는 선생님들을 바라보며 우리 한국 엄마들은 참 뿌듯하고 기뻤다. 아이들을 먹이는 엄마의 임무에서 더 나아가 선생님들을 대접하고 감사를 전하는 것이 한국의 문화라는 것을 미국학교에 전하며, 올해도 엄마로서 미국에서 맞는 스승의 날은 특별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