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카메라 제조업체인 니콘과 캐논은 미국시장을 위해 미주 현지법인을 설립했었다. 미국에서는 개인도 무역을 할 수 있으므로, 많은 카메라 상들이 직수입을 하여(Grey Market 이라 한다), 이 현지 법인들과 가격 경쟁을 벌였다. 수세에 몰린 현지 법인들은 대신, 부품과 수리에서 고지를 선점하려고 대중들이 쓰는 보급기의 경우, 모델 이름을 세계 시장에 따라 다르게 명명했었다.
예를 들면, 똑같은 카메라라고 해도 캐논 550D는 미국시장의 경우 Rebel T2i로, 일본 내수를 위해서는 Kiss Digital X4라는 모델로 팔린다. 그러므로 공식 경로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수입으로 미국에 들여온 카메라는 모델 이름이 달라 현지법인은 어떠한 수리도 거부한다. 니콘의 D800 은 준 프로용이라 같은 이름으로 세계에서 판매되지만, 배터리 수납구 안에 어느 시장을 위한 것인지 스티커가 붙어있다.
지난 달 북한이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속의 카메라를 보면, 몇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이 카메라들은 일본이 아닌 한국이나 중국에서 구매한 것 같다. 일련번호가 있다면, 니콘 코리아와 캐논 코리아에 의뢰해볼 수가 있다.
디지털 시대로 들어오면서 각 사진 파일 속에는 EXIF 파일이라는 촬영 데이터 파일이 숨겨져 있다. 만약 GPS와 카메라가 연동되게 무인기 속에 설치됐다면, 아마도 이 EXIF 파일 속에 촬영 위치(위도, 경도 및 고도)가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메모리 카드에 내장된 첫 몇장의 사진은 이륙 중에 찍었을 것이므로, 촬영 위치가 기록되어있다면, 역으로 어디서 출발했는지 추정할 수도 있다.
이 파일을 통해 여러가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카메라가 출고 후 찍은 총 누적 사진 촬영 수도 기록하고 있으므로(shutter actuation), 그 카메라의 총 샷터 작동 횟수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여러가지 유추가 가능하다.
카메라 세팅(setting)을 통해 촬영 메뉴가 어느 나라 언어로 설정되었는지에 따라 중국, 일본 또는 남북한에서 출발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세계의 어느 표준 시간대를 중심으로 설정되었는지에 따라 촬영 시각 등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촬영 시간 간격과 (intervalometer)사진을 비교하면 비행 속도 산출도 가능하다.
카메라 배터리 팩도 없고, 연료통도 작으니 당일 몇 시간의 정찰용 비행이다. 이 두 카메라 모델을 통한 무선 송신이 가능하다면 상당한 기술이다.
한가지 눈여겨 볼 사항은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에는 니콘 D800 카메라가, 파주와 삼척에서 추락한 무인기에는 캐논 550D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D800은 36 메가픽셀의(MP) 센서를 장치하고 있어 550D(18 MP) 보다 두 배의 메가 픽셀로서 더 상세한 기록을 할 수 있다. 이는 백령도에 관한 정찰이 더 중요했음을 말한다. 국내 언론의 대포병 레이더의 위치 추적을 위한 정찰이라는 말에 상당히 공감한다. 550D는 가볍고, 센서 크기가 작아 장착 렌즈의 초점거리가 1.6배 증가해, 사진 분석에 따라 모양이 다른 무인기의 목적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메모리 카드는 포맷을 두번까지 했다면 지워진 파일들이 어지간히 복원될 수 있다. 그러므로 회수된 카드는 당일 촬영이 아닌, 그 이전에 촬영된 사진들을 복원해서 더 많은 사진 촬영 내용을 알아낼 수도 있다.
또한, 옛날에는 한글 타자기 한대를 국외 반출할 때, 북한 유입을 막고자 당시 중앙정보부의 허가가 필요했었다. 이제는 누구든지 한글 소프트웨어를 쉽게 구할 수 있어 한글 서체의 논란은 무의미하다. 적이 국군복을 입고 침투할 수도 있지 않은가? 무인기들이 추락한 것이 다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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