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협박 문구가 미국 도로 대형 광고판에 등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지역 방송 KHOU와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서쪽 맨 끝에 있는 도시로 멕시코와 접경지대 도시 엘파소의 도로 광고판에 섬뜩한 경계 문구를 적은 뒤 광고판 밑에 올가미로 목을 죈 마네킹을 함께 달려 있어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운전자의 신고로 22일 오전 출동한 엘파소 경찰 당국은 즉각 관련 광고판과 마네킹을 철거하고 공공 기물을 파손한 범인을 찾고 있다.
검은색 바탕의 광고판에는 ‘돈이냐 총탄이냐’라는 뜻의 스페인어 ‘PLATA·O·PLOMO’라는 글이 적혔다.
이 문구는 주로 멕시코 마약 카르텔 조직이 경찰을 위협할 때 쓰는 용어로, 뇌물을 받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이다.
양복 차림의 마네킹은 목이 졸린 채 광고판 기둥에 묶여 있었다.
광고판 뒷면에는 현상금 500만 달러가 붙은 주요 마약 사범들의 얼굴 위에 영어로 ‘마약을 위해 죽다’라는 뜻의 ‘dying for drugs’가 새겨졌다.
크리스 미어스 엘파소 경찰국 대변인은 "멕시코 마약 조직은 멕시코 시민이나 자영업자, 정부 관료를 위협할 때 역사적으로 이런 상징을 사용했다"며 "그러나 미국 영토인 엘파소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정인물 또는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인지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AP 통신은 "마약 조직이 멕시코 여러 도시에서 협박 광고판을 걸거나 때로는 고가도로 난간에 희생자를 목에 매달기도 하나 미국 내에서 공공 기물을 활용한 이런 식의 범죄는 없었다"며 "미국에서도 가장 범죄율이 낮은 엘파소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엘파소 일부 주민은 지척인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피바람’이 불어 닥친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시우다드 후아레스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마약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주요 거점도시로 마약과 관련한 총격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전 엘파소 지부 마약단속국 수사관 필 조던은 "누군가가 멕시코 카르텔의 일에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한 위협 문구로 보인다"며 "설령 기분 나쁜 거짓말이라고 할지라도 이는 엘파소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자 엘파소가 시우다드 후아레스와 멀지 않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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