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 마지막 국내 평가전서 튀니지에 0-1 무릎
▶ 본선 예상 베스트11 내고 고배…8강 목표 험난 예고
회심의 슈팅이 골문을 빗나가자 구자철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을 목표로 내걸고 브라질 월드컵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한국서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패하면서 브라질로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게 됐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3분 상대 미드필더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내준 선제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지난 9일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한 이후 처음 치른 A매치에서 패하면서 본선으로 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했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알제리를 염두에 둔 스파링 상대인 튀니지를 맞아 홍명보 감독은 전날 베스트 멤버 대신 백업 멤버를 기용해 테스트를 해보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실제로 뚜껑을 열고 보니 사실상 본선에 나설 정예 멤버를 투입, 승리를 노렸으나 고질적인 수비 불안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채 패배를 떠안고 말았다. 브라질월드컵 장도에 오르는 대표팀을 지켜보기 위해 5만7,11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열화와 응원에 보답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9위로 한국(55위)보다 6계단 위인 튀니지를 맞아 홍 감독은 4-2-3-1 기본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박주영(29·아스날),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손흥민(22·레버쿠젠)과 이청용(26·볼턴), 박주영의 뒤를 받칠 공격형 미드필더 겸 처진 스트라이커로 구자철(25·마인츠)을 내세웠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이 기용됐고 포백은 왼쪽부터 윤석영(24·퀸즈팍 레인저스)·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이용(28·부산), 골키퍼는 경험 많은 정성룡(29·수원)이 선발로 나섰다. 사실상 본선에서 유력하게 예상되는 베스트 멤버가 총 출동한 것이었다.
초반은 한국이 분위기를 지배했다. 짧고 간결한 패싱게임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찬스를 노렸다. 왼쪽 측면에서 윤석영과 손흥민의 호흡이 좋았고, 오른쪽에서는 이용과 구자철이 좋은 장면을 몇 차례 연출했다.
전반 14분 시도한 구자철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도 이용과의 호흡에서 나왔다. 공격에 적극 가담한 이용은 중앙에 있던 순간, 자유로웠던 구자철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구자철은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튀니지는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순간적인 스피드를 활용해 역습을 펼치는 공격 형태를 보였다.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유럽식 축구를 구사했다. 탄탄한 수비를 기본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전반 30분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주도권을 잡아간 튀니지는 한국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골을 뽑아냈다. 전반 막판인 43분 미드필더 중앙까지 올라온 홍정호가 역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상대 미드필더 야신 미카리의 대인 마크에 실패했다.
문전까지 뛰어들어간 미카리는 같이 쇄도하던 동료 다우아디에게 내줬고, 다우아디는 이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홍명보호의 고질적인 중앙 수비 조직력 문제를 그대로 반복 노출한 셈이다. 홍 감독이 굳게 믿는 중앙 센터백 홍정호도 대인마크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상대 수비 진영에서부터의 강한 전방 압박으로 만회골의 의지를 드러냈다. 박주영과 손흥민이 끊임없이 상대 수비 안쪽을 파고들며 슈팅을 시도했다. 박주영은 후반 3분 상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손흥민은 1분 뒤인 후반 4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아 슈팅까지 연결했다.
공격에 고삐를 당긴 한국이었지만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홍정호가 상대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고통을 호소한 채 후반 15분 곽태휘와 교체됐다. 이때 홍 감독은 동시에 구자철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23분에는 손흥민 대신 김보경을 넣으며 공격자원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이근호가 빠른 발을 이용해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파고들었지만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다급해진 홍 감독은 후반 30분 박주영을 빼고 김신욱, 32분엔 기성용 대신 하대성을 투입하며 계속 변화를 물색했으나 튀니지의 수비벽을 뚫지는 못했고 종료 직전 하대성의 위협적인 슈팅이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그대로 패배가 확정됐다.
경기 후 대표팀의 출정식이 펼쳐졌으며 대표팀은 29일 미국 전지훈련지인 마이애미로 출국, 훈련을 하고 다음달 10일 가나와 한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 입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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