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인사이드 / 이라크사태 종교전쟁 번지나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 반군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13일 수도 바그다드 북부 지역까지 치고 내려와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최고 시아파 성직자가 반군에 맞선 “무장항쟁"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라크의 종파간 갈등이 이슬람권의 종교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 알리 알시스타니는 금요 합동예배일인 13일 시아파 최대 성지로 꼽히는 남부 카르발라에서 발표한 긴급 성명을 통해 이라크 모든 국민이 무기를 들고 반군에 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은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부대 ‘쿠드스’ 2개 대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ISIL이 장악한 티크리트 지역의 85%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이란 병력은 오래 전부터 이라크에 배치돼 바그다드와 시아파 성지 나자프와 카르발라 방어임무를 수행해 왔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 사후 1400여년 간 중동지역의 역사는 제각기 정통성을 주장하는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점철됐다. 기원 후 632년 무함마드가 사망하자 수니파는 이슬람 공동체 지도자인 칼리프를 새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가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후 두 종파는 누가 이슬람의 정통성을 갖고 있느냐는 문제를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며 충돌했다.
중동 국가들 가운데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는 시리아(73%), 터키(80.1%), 사우디아라비아(52%), 아랍에미리트(80%), 카타르(71%)이고 시아파가 다수를 점하는 나라로는 이란(86.7%), 이라크(63.2%), 레바논(46.8%), 등이 꼽힌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절대다수는 수니파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들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다. 반면 이란과 이라크는 시아파의 맹주국 자리를 놓고 오랫동안 샅바싸움을 벌여왔으며 1980년 9월부터 1988년 8월까지 8년간 영유권 갈등을 빌미삼아 치열한 전면전을 치르기도 했다.
■이라크 종파갈등 근본 배경
이라크에서는 1958년 군부 쿠데타로 이라크 왕정이 타도되고 공화정이 수립된 후 2003년까지 군사 독재정권이 유지됐는데 그 마지막 지도자가 티그리트 출신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이었다.
후세인은 수니파 바트당의 총수로 일당독재 체제를 공고히 하고 이라크의 다수파인 시아파를 억눌렀다.
1980년 이란과의 8년 전쟁이 발발한 것도 시아파 맹주국을 자처하는 이란이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라크가 수니파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탓이었다.
2003년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대량 살상무기 생산금지 명분을 앞세워 이라크를 침공,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수니파의 권력독점 체제가 와해됐으나 두 종파 사이의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바마, 미군 파병은 없다
급진 무장반군의 준동으로 내전 위기를 겪는 이라크에 미군 지상군을 보내지는 않겠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못 박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안보 담당자들에게 이라크군을 도울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군사적 측면만의, 그리고 군사적 측면이 우선시되는 위협이 아님을 분명히 하겠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이라크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라크 사태가 시리아 내전의 확산이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얼마간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서도 “지역적 문제고, 장기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라크 사태가 미국에 대한 석유공급 측면에서 우려할 일이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이렇다 할 지장을 받지는 않았지만, 무장 세력이 (이라크) 석유생산 시설의 대부분을 장악한다면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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